어린이날
곰곰히 생각해 볼 것도 없이, 어린이날은 나한테 노는 날 이외의 의미는 아니었다.
요즘이야 아이들 손 잡고 놀러 다니는 부모님이 많기는 하지만, 나 어릴적만 해도(이렇게 말하니 내가 꽤나 나이 먹은 듯 싶지만, 사실 난 아직 20대다) 어린이날이 무슨 특별한 날은 아니었다. 5월 4일이 되면 부모님께 좋은 것 해달라고 말씀 드리라고 호들갑 떨며 말하는 선생님들을 그 당시에 나는 이해할 수 없었고, 지금도 역시 그런 선생님들이 우습게 여겨지니깐.
어린이날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자랐다는 것을 난 참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이런 저런 사정으로 평소에 맛있는 것을 해주신 적이 없으시던 엄마는 어린이 날이 다가오면 얼마나 마음이 그러셨을까를 생각하면, 나나 우리 언니나 동생이 그런 것에 별 관심도 없었던 것이 그렇게 다행스러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