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 죽음의
예술 [라즈니쉬]
삶은 살아가는 것이다. 삶은 고정된 사물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다. 삶을 살아가는 것 이외에, 살아 존재하는 것 이외에, 삶과
함께 흘러가는 것 이외에 삶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이란 있을 수 없다.
도그마나 철학이나 신학 체계 안에서 삶이 의미를 찾으려 한다면 너는
삶과 삶의 의미를 동시에 잃어버릴 것이다.
삶은 다른 곳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너의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다.
삶은 도달해야 할 목표로서 미래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삶은 지금
여기에 있다. 삶은 너의 숨결속에, 너의 피의 순환 속에, 너의 심장의
고통 속에 존재하고 있다. 현재의 네 존재가 바로 너의 삶이다. 다른
데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 한다면 삶의 의미를 잃어버릴 것이다. 인간은
지난 수세기 동안 바로 그와 같은 일을 계속해서 행해왔다.
개념과
설명이 몹시 중요한 것이 되어버리고 진실은 완전히 잊혀져 버렸다.
우리는 여기에 존재하고 있는 것을 보지 않으려 하며, 합리적인 설명만을
원하고 있다.
나는 매우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었다.
몇 년 전에,
성공을 거둔 한 미국인이 심한 정체성 혼란identity crisis을
겪고 있었다. 그는 정신과 의사에게 도움을 청해 보았으나.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가 없었다. 그들 중 누구도 그가 구하고 있는 삶의 의미를 전해
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얼마후 그는 히말라야 산맥 속의 가장 근접하기
힘든, 신비로운 지역에 살고 있다는 성스럽고 경이로운 지혜를 지닌
구루 guru(힌두교의 스승) 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는 오직
그 구루만이 삶의 의미가 무엇이며 또한 삶에 있어서 자신의 소임이
무엇인지를 말해 줄 수 있으리라고 믿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모든
소유물을 팔아버리고 전지(全知)한 구루를 찾아 나섰다. 그는 그
구루를 찾아, 이 마을 저 마을을 방랑하면서 8년이란 세월을 흘러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우연히 어떤 목동을 만나 그 구루가 살고
있는 장소와 그곳으로 가는 길은 알게 되었다.
그후, 다시
일년이 지나서야 그는 마침내 그 구루를 찾아 내었다. 거기서 그는 백살이
넘는, 진정으로 성스러운 자신의 구루를 만난 것이다. 구루는 그가 자기를
만나기 위해 바친 온갖 희생의 이야기를 듣고는 특별히 그에게 도움을
베풀 것을 승낙하였다.
구루가 물었다. 「나의 아들아, 내가
너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겠느냐?」
나는 삶의 의미를 알고 싶습니다.
그가 말했다.
이에 구루는 아무런 주저함 없이 대답했다.
「삶은
끝없는 강이다.」
「끝없는 강이라고요?」 그가 놀라서 말했다.
「온갖 고생을 마다하고 당신을 찾아 왔더니 당신이 고작 한다는 말이
삶은 끝없는 강이라고요?」
구루는 충격으로 몸을 떨었다. 그리고
크게 화가 나서 말했다.
「아니 그러면, 인생은 강이 아니란 말인가」
너에게 삶의 의미를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삶과
삶의 의미는 너의 것이어야 한다. 히말라야 역시 너를 도와줄 수 없다.
오로지 살아감으로써, 삶의 신비는 드러나는 것이다..
내가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을 다른 곳에서 찾지 말라. 삶을 나(라즈니쉬
자신을 가리킴) 에게서 찾지 말라. 삶을 경전에서 찾지 말라. 이들은
모두 너를 더욱 멀어지게 할뿐, 결코 삶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지 못할
것이다. 이것들은 너의 텅빈 마음을 채워주기는 하지만, 삶이 무엇인지
알려 주지는 못한다. 그리하여 마음이 점점 더 죽은 지식으로 채워질수록,
너는 더욱 우둔하고 무감각하게 될 것이다. 지식은 인간의 감각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지식은 인간을 우둔하게 하며, 인간을 짓누르는 무게가 된다.
지식은 에고를 강화시킬뿐 결코 빛을 밝혀 준다거나 길을 열어 주지
못한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삶은 이미 너의 내면에서 끓어오르고
있다. 삶과 만날 수 있는 곳은 오직 그곳 뿐이다. 사원은 외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삶의 사원은 바로 너이다. 그러므로 삶이 무엇인지를 깨달으려
한다면, 맨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은 결코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서 발견하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삶의 의미는 그런 식으로 전해지지 않는다, 위대한
마스터 master(스승) 들은 삶에 대해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항상 너를 너 자신에게로 되돌려 보냈을 뿐이다.
두 번째로
기억해야 할 것은, 삶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면, 죽음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죽음 역시 삶과 동일한 과정의 일부분이다. 우리는
보통 죽음은 종말이라고 생각한다. 늘 우리는 죽음을 삶에 반대되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그러나 죽음은 적이 아니다. 네가 죽음을 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은 단순히 삶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낼 뿐이다.
삶과 죽음은 같은 에너지, 같은 현상의 양극인
것이다. 마치 밀물과 썰물, 낮과 밤, 여름과 겨울과도 같아 이들은 분리되어
있는 것도, 서로 적대하고 있는 것도, 반대되는 것도 아니다. 이들은
상호보완적인 것이다. 죽음은 삶의 완성이고, 삶의 확장이고 삶의 절정이고
삶의 휘날레인 것이다. 일단 네가 삶과 삶의 과정을 깨닫게 되면, 너는
죽음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은 삶과 유기적으로
관련되어 있으며, 죽음은 삶의 통합적 일부이다. 죽음은 삶과 매우 친숙한
것이며, 죽음 없이 삶은 존재할 수 없다. 죽음이 있으므로 삶이 존재하며
죽음은 삶의 토대이다. 죽음은 사실상 새로운 탄생의 과정이다. 죽음은
매순간 일어난다. 숨을 들이마실 때와 내쉴 때, 각각 삶과 죽음이 일어난다.
숨을 들이마실 때, 삶이 일어나고, 숨을 내쉴 때 죽음이 일어난다. 아기가
태어나자 마자 맨 처음 하는 행동이 숨을 들이마시는 것인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숨을 들이마심으로써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늙은이가
죽을때에도, 최후로 숨을 내쉬고 삶을 떠나는 것이다. 숨을 내쉬는 것은
죽음이고 숨을 들이 마시는 것은 삶이다. 이들은 마치 수레의 두 바퀴와도
같은 것이다. 숨을 들이마셔서 살 듯이, 숨을 내쉬어도 산다. 숨을 내쉬는
것은 들이마시는 것의 일부분이다. 만약 숨을 내쉬기를 그친다면 숨을
들이마실 수도 없을 것이다. 죽기를 그친다면, 살기도 그쳐야 한다.
삶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죽음이 일어나는 것을 받아들인다. 그는
죽음을 환영한다. 그는 매순간 죽고, 매순간 부활한다. 그의 십자가와
부활은 하나의 과정으로서 나란히 생겨난다. 그는 매순간 과거 속에서
죽고, 미래를 향하여 거듭 태어난다.
삶을 들여다보면, 죽음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죽음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되면, 바로 그때 삶이
무엇인지도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은 상호 유기적이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두려움 때문에 삶과 죽음을 분리하게 되었다. 우리는 삶은 좋은 것이고
죽음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죽음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어리석은 생각이 삶에 끝없는
고통을 초래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죽음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 하는
자는 삶을 살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는 숨을 내쉬기를 두려워하는 자이다.
따라서 그는 숨을 들이마실 수도 없어지며, 결국 숨이 막히게 된다.
그는 단지 끌려가는 것이다. 그의 삶은 더 이상 흐름이 아니다. 그것은
더 이상 강이 아니다.
네가 진정으로 살기를 원한다면 너의
내부에서 누가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는가? 삶이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인가? 그것은 불가능하다. 어떻게 삶이 삶과 통합되어 있는 과정을
두려워하겠는가? 너의 내부에서 무엇인가 다른 것이 두려워하고 있다.
바로 너의 내부에 있는 에고가 두려워한다. 왜냐하면 삶을 향한 노력
하나 하나가 삶을 향한 한 걸음 한 걸음이 죽음으로 보다 가까이 이끌고
가기 때문이다.
네가 진정으로 살고 있다면, 너는 점점 죽음으로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자아는 죽음을 두려워한다. 에고는 단지
끌려갈 뿐이다.
살아있다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나쁜 경우이다. 완전히 살아있는
사람들은 또한 완전히 죽은 사람이다. 이것이 바로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의미이다. 십자가를 지고 있는 예수는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이해되지
못했다. 예수는 그의 제자들에게 말한다. 「너희들은 각자 자신의 십자가를
가져야 한다.」십자가를 지고 있는 예수의 의미는 매우 간단하다. 그것은
바로 모든 사람이 항상 자신의 죽음의 짐을 져야 한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십자가에 매달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 한다. 왜냐하면 십자가에
매달리는 것만이 완전히 충만하게 사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삶의 완전한 순간에 이르면, 항상 너는 문득 그곳에서 죽음 역시
보게 될 것이다. 사랑 안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 사랑 안에서
삶은 절정에 이른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사랑을 두려워한다. 나는
사람들이 사랑을 하는 것이 두렵다고 고백하는데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무엇이 사랑하는 것을 두렵게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네가 참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때 너의 에고는 녹아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에고를 지니고는
사랑을 할 수 없다. 에고는 장애물이다. 네가 그 장애물을 던져 버리려
할 때 에고는 이렇게 속살일 것이다. 「이것은 죽음으로 가는 길이다.
정신차려라,」
에고의 죽음이 곧 너의 죽음은 아니다. 에고의
죽음은 진정한 삶의 가능성이다. 에고란 단지 너를 둘러싸고 있는 죽은
껍데기이다. 그것은 마땅히 부서져야 하고 내팽개쳐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마치 여행자가 길을 가면서 옷이나 몸에
때가 묻어 목욕을 하듯이.
시간 속을 여행하는 때에도 경험이나
지식이나 지나온 삶과 과거의 먼지가 쌓이게 된다. 그 먼지가 에고가
되는 것이다. 먼지가 쌓이면, 그것은 너를 둘러싼 껍데기가 된다. 인간은
계속 목욕을 해야 한다. 날마다. 아니 순간 순간 목욕을 해야 한다.
그리하여 그 껍데기가 감옥이 되지 않도록. 에고는 사랑을 두려워한다.
그 껍데기가 감옥이 되지 않도록, 에고는 사랑을 두려워한다. 왜냐하면,
사랑 안에서 삶은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러한 삶의 절정이 있을
때, 거기에는 또한 죽음의 절정이 있다. 그들은 항상 동행한다.
사랑속에서 너는 죽도 다시 태아난다. 명상이나 기도를 할 때나
마스터에게 복종할때에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에고는 복종하지 못하도록
하기위해 갖은 어려움을 고안해 내거나 합리화한다. 「생각하자. 숙고하자.
현명해지자」네가 마스터에게 왔을 때에도 에고는 또 의심이나 불신을
품고 걱정을 만들어낸다. 왜냐하면 너는 다시 삶과 삶의 불꽃 속으로
뛰어들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억하라. 삶과 죽음은 함께
타오른다. 그들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 만약 네가 최소한으로 살아 있다면
너는 삶과 죽음이 분리되어 있는 것을 볼 것이다. 그러나 네가 절정으로
다가감에 따라 삶과 죽음은 서로 접근한다. 바로 극점에서 삶과 죽음은
만나서 하나가 된다. 사랑속에서, 명상속에서, 믿음속에서, 기도속에서,
언제든지 삶이 전체적인 것이 될 때, 죽음은 항상 거기 있다. 죽음 없이는
삶은 전체적으로 될 수 없다.
그러나 에고는 항상 분리와
이원성을 생각한다. 에고는 모든 것을 나눈다. 존재는 불가분의 것이다.
존재는 나뉘어지지 않는다. 너는 한때 어린아이였는데 지금은 청년이
되어 있다. 너는 네가 언제 청년이 되었는지 선을 그을 수 있는가? 갑가지
네가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고 청년이 되어버린 시점을 지적할 수
있느가? 어느날 너는 늙어버린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너는 자신이 늙어버린
시점을 구획지을 수 있는가?
과정은 결코 구획지을 수 없다.
네가 태어날 때 바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난다. 삶이란 진정으로 언제
시작되는 것일까? 삶은 아기가 숨을 쉬기 시작할 때 시작되는 것일까?-의사가
아기의 볼기를 때릴 때 아기는 숨을 쉬기 시작한다. 그러면 바로 그때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는 것일까? 아니면 아기가 자궁 속에 들어갔을
때 즉 어머니가 임신했을 때 아기가 수태되었을 때 부터인가? 생명은
그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혹은 그보다도 전에 시작되는 것일까?
삶은 정확하게 언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삶이란 시작도
끝도 없는 하나의 과정이다. 삶은 결코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언제 죽는가? 숨이 멈출 때 사람은 죽는 것일까? 현재는 많은 요기 yogi(요가
수행자. 정신집중을 수련하는 수행자들을 통칭하는 말로도 쓰임) 들이
숨을 멈춘 다음에도 살아 있을 수 있으며 다시 소생할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인 근거위에서 증명해 보았다. 그러므로 숨을 멈추는 것은 끝이
아니다. 어디서 삶은 끝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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