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8. 남을 사랑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우리는 결국 하나다. 당신과 나, 우리는 함께 괴로워하며 함께
존재한다. 그리고 영원히 우리는 서로를 다시 창조한다.
-- 테이야르 드 샤르댕 --
남을 사랑하려면 먼저 당신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당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남들에게 줄 수 있을 뿐이라고 우리는 몇번인가 말했다.
이 말은 특히 사랑에 해당되는 말이다.
당신이 배우지도 않고 경험하지도 않은 것을 줄 수는 없다. 사랑이란
물건이 아니므로, 주었다고 해서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수백명의 사람들에게 당신의 사랑을 완전히 줄 수 있으며, 그러고도
여전히 원래 가지고 있던 것과 똑같은 사랑을 보유할 수 있다. 그것은
지식과 같은 것이다. 현명한 사람은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가르칠 수 있으며, 다 가르치고 난 후에도 자기가 가르친 모든 것을
다 기억한다. 그러나 가르치려면 우선 지
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지식을 나누어 가지듯이 사람은 사랑을
공유한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것만을 나눠 가질 수 있을 뿐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 모습에 도취되어 거울을 들여다
보면서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은 누구지?"
라고 묻는, 백설공주 이야기 속의 마녀와 같은 자아 중심적인 진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진정한
관심, 흥미, 염려와 존경을 뜻하는 것이다.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사랑의 기본적인 요소이다. 자신을 정확하게 보고,
자기가 본 것을 진심에서 평가하는 한편, 특히 자기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에 들뜨고 도전을 느낄 때, 사람은 자신을 사랑한다.
사람은 각자가 유일한 존재이다. 자연은 똑같은 것을 싫어한다.
들에 핀 꽃들은 저마다 다르며, 풀잎도 또한 서로 다른 생김새를
가졌다. 당신은 같은 종류의 장미라고 해도 똑같은 생김의 두
장미꽃을 본 적이 있는가? 일란성 쌍둥이라 하더라도 두 얼굴이
아주 똑같지는 않다. 지문도 또한 저마다 독특해서 지문만으로도
우리는 확실히 구별된다. 그러나 사람은 이상한 생물이다. 그
다양한 차이에 대해 사람은 두려워한다. 변화의 도전, 즐거움과
경이를 받아들이는 대신에 사람은 변화를 두려워한다. 그는 변화로부터
물러나거나, 아니면 애써 독특한 것을 동질성의 부류 속으로 왜곡하여
넣으려고 한다. 그런 후에야 비로소 그는 안전함을 느낀다.
태어난 하나하나의 어린아이는 눈에 띄지 않는 창조물로 각각이 놀라움의
새로운 결합체이다. 대체로 그의 인체구조는 다른 애들과 똑같지만,
아주 미묘할 정도로 인체 기능은 저마다 조금씩 다르다. 또한
개성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의 요소, 즉, 유전, 환경, 기회 등등을
가지고 있지만, 확실히 부가적(附加的)으로 한가지 요소가 더 있다.
이것은 과학적으로 판명되지는 않았지만개성의 인자로 불릴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 요소들이 특별히 결합된 것이 개체에
작용하게 되어 스스로가 개별적으로 반응하고 응답하며 감지하는 것이다.
어린이는 예외적이긴 하지만 출생으로부터 그가 받게 될 대부분의
배움은, 이러한 독특성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자유를 그에게서
빼앗는다.
이미 앞에서 지적했듯이, 어린이 교육의 진실한 역할은 어린애로 하여금
자기의 독특함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며, 이것을 개발하도록 그에게 조력하고,
다른 사람들과 이것을 어떻게 공유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그러한
과정이여야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교육이란 진실이라고 불리는
것을 어린이에게 부과하는 일이다.
한편 사회는 그의 독특함을 함께 나누어 가지는 대행자여야 한다. 왜냐하면,
사회는 개인과 단체 생활에의 참신하고 새로운 해결방식을 절실히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는 수세기 동안 존재하여 왔던 것이
설사 진실이 아니라고 판명되었다 할지라도 역시 최선의 방법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오류에 계속 집착하는 경우, 개성은
점점 파멸되어 간다.
모든 어린이는 세상에 희망을 안겨준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분명히 대부분의 사람들을 두렵게 한다. 전부가 '개성을 가진
개인' 들로 이뤄진 사회란 어떤 것일까? 무질서해져 무정부적
혼란상태에 이르지 않을까? 우리는 이런 생각으로 공포에 떨며
몸을 움츠린다.
우리는 '조용한 다수(多數)'와 함께 더 안락함을 느낀다. 우리는
'괴짜들'을 불신하며, 의심한다. 가족은 어린이를 사회적 조직이라는
틀 속에 꼭 맞도록 만들어야 한다.
교육은 똑같은 역할을 부여받는다. 현상을 유지하고, 소위 '훌륭한
시민'을 만들어 낼 때 교육은 가장 성공적인 것이다. '훌륭한
시민'이란 대개 '다른 모든 사람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며 반응하는'
사람을 말한다. 교육자들은 각자의 어린이에게 그들이 의무적으로
주입시켜야 할 근본족인 지식체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그들의 변명은, '그 시기의 예지(叡智)'를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의 독특성을 재발견하고 유지하고자 투쟁하는
것이다. 그것은 즉 당신은 이 지상에서 살아있는 유일무이한 존재이며,
당신이 죽으면 당신의 모든 환상적인 가능성들도 사멸한다는 생각을
이해하고 평가한다는 뜻이다. 또한 그것은 당신 자신조차도 자신의
내부속에서 잠자고 있는 경이로운 것들을 전적으로 의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기도 하다. 허버트 오토는 말하기를, 우리의
인간적 잠재 능력 중 단지 5% 정도만을 우리 일생동안 사용한다고 했다.
마가렛 미드 여사는 4%만 사용된다는 가설을 세웠다. 그럼 나머지
96%는 어떻게 된다는 것인가?
정신과 의사인 R.D.라잉은 이렇게 썼다.
"우리는 알고 있는 것 보다 훨씬 적게 생각하며, 우리가 사랑하는
것보다 훨씬 적게 알고 있다. 우리는 응당 존재하는 것보다 훨씬
적게 사랑하며, 또한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우리 본래의 모습보다
훨씬 못하게 존재하고 있다!"
잠자고 있는 당신이 있다. 그것은 당신 내부에 있으면서 실현되기를
기다리는 잠재적인 당신이다. 당신의 지능지수가 60이나 160이라는
문제가 아니라, 현재 당신이 의식하고 있는 당신보다 더 당신다운 당신이
있다. 아마 인생에서 유일한 평화와 환희는 이러한 잠재력을 추구하고
개발하는 데에 있다. 자기의 매 순간 순간이 이 일에 바쳐진다고
해도 과연 일생 중 자신의 자아 전부를 실현할지는 의심스럽다.괴테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파우스트로 하여금 다음과 같이
말하게 했다.
"이 지상에서 한순간이라도 평화로운 때를 발견할 수 있다면, 그
순간에 나는 말하리라, '잠시 머무르라, 그대는 참으로 훌륭한 예술이로다.'"
파우스트가 탐구 도중 잠시라도 쉬는 순간은 악마의 유혹을 받은 것이었다.
왜냐하면 인간다웁기 위한 투쟁속에서 평화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성 요한의 복음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집에는 많은 방들이
있으며, 방마다 겉으로 보기에 경이로운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우리 집에는 거미와 쥐가 듫끓고, 부패와 죽음이 뒤덮고 있는데, 어찌
우리가 만족할 수 있겠는가?
발견될 잠재 능력은 항상 있다. 아무리 늦는다 해도 더 늦어질
수는 없다. 이것을 알고 난 후 사람은 가장 큰 도전을 하게 되는
것이다. 즉, 자아탐구로 자기 자신이 몸소 오디세이가 되는 것이다.
자신의 방들을 발견하고, 이것들을 정돈하는 일이다. 그것은
자신을 선한 사람, 혹은 사랑하는 사람, 인정 많은 사람, 그리고 지혜로운
사람으로써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최선으로 가장 많이 사랑하고, 인정깊고,
지성 넘치는 인간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도
전해야 하는 것이다. 그의 탐구는 다른 사람의 것과 견주어져서는
안된다. 그는 자기 자신에 몸소 도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당신의 진실한 경이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일을 포함한다. 즉, 현재의 당신 뿐만이 아니 당신의
수많은 잠재적 모습들을 발견하는 것이다. 즉, 이 세상 어느 누구와도
같지 않게, 당신은 독특함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며 공유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항상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변해가고 성장하는 자신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반드시 발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언제나 흥미를 돋구는 것으로 항상 신선하며, 새롭고
변화하는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따분하지가 않다. 자아
탐구 여행은 웅대한 일이며, 즐겁고, 길게 지속하는 것이다. 요금은
싸다. 단지 계속적으로 새로운 행동을 경험하고 평가하며, 이로부터
벗어나려고 시도하면 된다. 당신을 위해 무엇이 옳은가를 결정하는
최후의 심판자는 당신 자신만이 될 수 있다.
서구 문화는 경쟁자들의 문화로 되어 있다. 사람의 가치는, 그가
다른 이들보다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로 평가되어 왔다. 그가
더 큰 집, 더 강력한 승용차를 가지고 있고, 더 인상에 남는 정식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그는 더 나은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보편적인 가치는 아니다. 한편, 자기 발견에 일생을
바쳐서, 그것을 표시할 돈이라곤 한푼도 갖고 있지 않은 성직자는 교사에게
최고의 찬사가 주어지는 문화도 있다.
부자이건 가난뱅이건 사람은 누구나 죽게 마련이므로, 인생의 유일하고
진실한 목표는 물건들을 수집하는게 아니고, 현재의 환희이며, 환희속의
자아실현이라고 생각한다.
거친 자연 환경의 횡포 때문에 이러한 교훈을 터득했고, 계속해 배워가는
지역이 있다. 에트나 산기슭에서 재물을 모으고 커다란 산장을
지닌들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이냐? 해마다 몬순이 찾아와서 사람이고
땅이고 거의 다 휩쓸어 가는 곳에 영구 주택이 무슨 소용이냐?
1930년대에 미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가치있는 물건들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증권 시장 붕괴 후, 창고에다 물건들을 가득 싸
두었던 사람들은 물건들과 함께 파산하기에 이르렀고, 심지어는 자살한
경우까지 있었다. 자기 자신에게 희망을 걸었던 다른 사람들은
한숨을 쉬었다.
"나도 그 일을 한 번 했었지. 다시 그걸 할 수가 있을거야."
하면서 새로이 창조를 시작했다. 자신을 사랑하는 데에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이 수반되어야 한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당신만이 당신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을
포함한다. 만일 그 밖의 다른 사람과 똑같이 되려 한다면, 당신은
그에 가까워 질지는 모르나, 항상 두 번째를 면치 못한다. 그러나
당신은 최고의 당신이 될 수 있다. 그것은 가장 쉽고도 실제적이며,
가장 보람있는 일이다. 그래서 당신과 당신 자신과의 관계가 성립된
연후에야만이 이와 똑같이 당신과 타인들과의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당신 자신과 당신의 유일무이함을 알고, 인정하며, 절실히 깨닫고 있다면,
당신은 남들 또한 그러리라고 인정하게 된다. 당신이 당신 자아의
발견을 중요하게 여기며 진정으로 인식한다면, 남들의 자아발견에도
격려를 해야 할 것이다. 당신은 자신의 최선의 자아를 실현했을
때, 남들도 역시 최선의 그들 자신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당신이
자신을 알고, 또한 서로가 늘 다르기 보다는 모두가 서로 비슷하다는
정도에까지 이르면, 당신은 남들을 알 수가 있다. 당신이 당신
자신을 사랑할 때, 당신은 남들을 사랑하게 된다. 당신이 당신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깊이와 정도로 남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레오 버스카글리아]
 *Football.com Cheerleader of th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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