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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인간에게도 이성을 유혹하는 화학물질이 있다. 인간도 돼지나 사슴등 대부분의 동물들이 배우자를 유혹할 때 분비하는 페로몬이란 화학물질을 갖고 있으며 페로몬의 냄새만을 맡는 별도의 감각기관이 존재한다고 워싱턴포스트紙가 최근 보도했다. 미국 콜롬비아대의 연구원 캐서린 듀랙과 리차드 엑셀은 지난해 말 쥐의 비강(鼻腔) 바닥에 위치한 서골비기관(鋤骨鼻器官)에서 페로몬 수용체(화학물질인 페로몬을 받아들여 냄새를 맡게하는 단백질)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듀랙은 또 페로몬 수용체를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분리하는데도 성공했다. 과학자들은 이같은 증거들이 인간의 서골비기관에도 페로몬 수용체가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유류의 코구조가 대부분 같기 때문이다. 포유류가 냄새를 맡는 경로는 두 가지. 하나는 비강 위쪽에 있는 수용체를 통해 화학물질을 받아들여 냄새를 맡는 것으로 수용체는 화학물질을 받아들인 뒤 이를 다시 전기신호로 만들어 신경을 통해 두뇌에 전달한다. 예컨대 사람들은 이 경로를 통해 커피 향기 등의 냄새를 맡게 되는 것이다. 다른 경로는 비강 바닥에 있는 서골비기관을 통해 냄새를 맡는 것이다. 페로몬은 서골비기관을 통해서만 냄새를 맡을 수 있는데 이때 만들어진 전기신호는 좀더 원초적인 두뇌부분, 즉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편도체와 호르몬을 조절하는 시상하부로 전달돼 성적흥분등의 감정을 일으킨다. 페로몬은 이처럼 냄새를 만들어내는 대부분의 다른 화학물질들과 전혀 다른 경로를 거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존재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유타대의 루이 몽티블로흐 교수는 사람의 피부에서 6개의 화학물질을 분리해낸 뒤 서골비기관에 반응시켜본 결과 3개는 남자의 것에, 나머지 3개는 여자의 것에 각각 양성반응을 나타냈다고 연구결과를 보고했다. 그는 이 물질이 인간페로몬이라고 주장했으나 정확한 화학구조를 비밀에 부치고 있다. 이같은 연구결과에 흥분하는 것은 다름 아닌 향수회사들 [페린]이란 회사는 몽티블로흐교수가 발견한 이 물질 중 2개를 이용, 각각 남녀용 향수의 상품화를 시도했다. 페린사 경영자인 데이빗 베르리너는 지난 6월에 발행된 [스테로이드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저널]을 통해 인간 페로몬이 쥐나 돼지만큼 성호르몬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같은 연구결과들이 [흥미있는 일]이긴 하지만 과학적으로 아직 충분치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아직 인간의 코에서 페로몬 수용체를 규명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향수회사들은 과학자들이 인간 페로몬 수용체와 수용체를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찾아내 이 [은밀한 언어]의 존재를 완전히 입증할 날만을 기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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