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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성 엿보기' 왜 번지고 있나 ◎치마폭서 자라난 나약한 남성 급증탓／성충동 간접적으로 해소 경향／서양 성문화 접촉 갈등도 원인 급속한 서구화의 탓일까，가려져왔던 성 문제가 곳곳에서 수면 위로떠오르고 있다． 아동 성학대 파문과 유명 출판물에 대한 검찰의 잇단 기소， 중고생들이 제작한 음란비디오에 이어 화장실의 몰래카메라까지 등장， 절정에 달한 느낌이다． 최근들어 빈발하고 있는 성문제를 정신의학적 분석을 통해 재조명해본다．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유명백화점 화장실의 몰래카메라는 흔히 알고 있는 관음증과 다르다． 관음증은 성교를 거부한채 엿보는 것만으로 오르가슴을 경험하는 전형적 성도착증． 그러나 몰래카메라식 엿보기는 누구에게나 숨어있을 수 있는 잠재적 심리다． 문제는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침해하면서까지 실행에 옮기느냐하는점． 성의학전문가 정동철 박사는 “엿보기심리의 확산이 왜소해진 남성들이 늘어나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분석했다． 어머니의 치마폭 속에서 과잉보호를 받고 자라난 남성일수록 성적 충동을 엿보기와같은 간접적 방식으로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 주민들의 세금을 덜어주기 위해 알몸으로 말을 탄 백작부인을 몰래엿보다 눈이 먼 재단사 톰（ｐｅｅｐｉｎｇ Ｔｏｍ）이 비겁한 남자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본질은 치료가 필요한변태들의 성도착증이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들의 왜곡된 성심리의 확산에 있다는 설명이다． 성욕이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를 정박사는 인터넷과 각종 영상매체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성문화상품이 대부분 서양의존적인데서 찾는다． 성에 엄격한 우리네 정서와 갈등을 빚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대표적인 서양식 성윤리로 대변되는 프리섹스만해도 상대방의 철저한 동의하에 이뤄지는 책임있는 행동철학이 깔려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이를 성적 방종으로 이해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는 것． 성에 대한 이중잣대도 문제다．‘왜 누드모델 이승희는 각광받는 스타가 되는 반면 작가 장정일과 이현세는 검찰의 철퇴를 맞아야 하느냐’는 반문이다． 외설과 예술은물론 정상과 변태와의 구분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전문가들은 혼돈된 성문제 해결을 위해 두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성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가능한한 관대한 것이 좋다는 것이 첫번째 원칙． 자위 등 성교외 다양한 성적 활동도 인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러한 성적 자유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성인에 국한돼야하며 심리적으로 덜 성숙된 미성년자에겐 일정부분 제한이 있어야함은 물론이다. 두번째는 승화와 발산을 통한 성욕의 해결이 심리학적으로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 특히 종교나 문화생활을 통한 승화와 스포츠를 통한 발산이 청소년기 성교육의 핵심이 되어야한다는 것．최근 가족과 성상담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참기 어려운 성적욕구를 느낄때 중고생들의 상당수가 그냥 참고 있으며（여중생 ４４％，여고생 ４５％， 남중생 ３０％， 남고생 ２２％） 운동이나 취미활동으로 푸는 경우는 드물게 나타나（여중생 １６％， 여고생 １３％，남중생 ２３％， 남고생 １９％）가정과 학교에서의 바른 지도가 요청되고 있다．＜홍혜걸 전문기자·의사＞
◎관음증 대책／‘변강쇠 우상화’ 풍토 문제／관용보다 치료받도록 해야
성인 남자라면 한번쯤 경험해 본 훔쳐보기． 과연 어디까지가 성도착의 범주에 속하는 것일까． 한양대의대 정신과 김광일 교수가 내리는 기준은 이렇다． 첫째는 오로지 훔쳐보아야만 성충동이 일어나는 사람． 둘째는 실제성행위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보는 것만으로 성욕을 충족시키는 경우．셋째는 사회통념을 거슬러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해악을 주는 행위가 될 때． 김교수는 “성도착은 주로 ５세미만인 유아기때 성심리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고 정체된 상태”라고 말한다． 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아동의 성행태가 굳어져 이성과의 교제와 피부접촉， 성행위로 발전되지 못한다는 것． 애정 결핍， 부모나 주변인물의 이상 성행동이 아이에게 체득되어 나타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 설명은 없는 상태다．문제는 이같은 성도착을 사회가 부추긴다는 것． 경희대의대 정신과 송지영 교수는 우리의 성문화를 ‘변강쇠 만연’으로 정의한다． 무질서한 성적활동， 정력이 센 남성이 우상화되는 분위기가 이같은 성도착자들을 두둔하고 합리화한다는 것이다． 또 성적 자아와 주체성이 형성되는 １５∼１８세때 활발한 성에너지를 분출할 문화와 공간이 없는 것도 청소년을 잘못된 성문화에 쉽게 빠져들게 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서양의 성문화 유입으로 과대포장된 ‘성예찬론’을 바로 잡는 것이 도착환자를 줄이는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게 송교수의 주장． 성생활 외에도 인간에게는 다양한 행복의 수단이 많다는 가치관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교수는 “관음증과 같은 성도착자들은 이를 즐기기 때문에 치료의지가 전혀 없다”며 “따라서 주위에서 관용하지 말고 외국과 같이고발하고 법의 명령을 통해 치료를 받도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담을 통해 자신의 행동이 질병임을 인식시키고， 행동요법으로 점차 잘못된 성의식을 교정해 나가는 것이 의료진의 처방． 예컨대 훔쳐보고 싶은 생각이 날때는 불쾌한 자극을， 건전한 생각을 가질 때는유쾌한 자극을 주는 식이다．＜고종관 기자＞
◎성도착증 유형
◇여성물건증＝남성특유의 변태성욕으로 여성의 속옷등 물건을 통해 성적만족을 얻는다． 드물게는 신체의 일부분， 즉 머리카락·손톱·음모 등을 수집하는 사람도 있다. ◇의상도착증＝성적흥분을 위해 남성이 여성의 옷을 입는 변태적 행위를 말한다． 소아기나 사춘기 때 시작하고 못하도록 말리면 심한 좌절감에 빠진다． ◇소아기호증＝사춘기 이전의 아이와 행위 또는 공상으로 성적 흥분을 일으킨다． 보통 ８∼１０세의 여아를 좋아하며， 동성애적 남자는 이보다 조금 나이가 많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다． ◇노출증＝ 관음증의 반대적인 성향을 말하며 자신의 성기를 노출시켜 성적 만족을 얻는다． 발병은 사춘기 이전에서 중년 사이에 일어난다． ◇성적 자학증（매조키즘）＝상대방으로부터 괴로움을 당함으로써 성적만족을 갖는것을 말하며 두가지 타입이 있다． 하나는 모욕·구타·채찍질 등 육체적인 고통을 주는 것과 다른 하나는 신체적인 해와 함께 생명을 위협하는 활동에 의식적으로 가담하는 것이다． ◇성적 가학증（새디즘）＝성적 흥분을 위해 타인에게 몸과 마음의 괴로움을 주면서 쾌락을 얻는 것으로 세가지 특성을 갖는다． 첫째는 동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심신의 고통을 반복적으로 가함으로써 성적흥분을 갖는 것이며， 둘째는 합의된 상대자의 독특한 모욕과 거짓 혹은 신체상의 가벼운 상처를 반복하는 것이다． 세번째는 파트너에게 영구적으로 남는 신체적인 상처를 주며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발병은 성인초기에 주로 발생한다． [중앙일보 97.07.29 ] *Click here for FREE screensavers/wallpap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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