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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나라마다 다른 아름다움의 기준 미국의 성의학자 킨제이는 그의 저서 <성백서>에서 여성의 가장 매력 있는 부위를 다리, 가슴, 입술, 목덜미, 머리, 코 순으로 꼽았다. 여성을 이르는 '페미닌(feminine)'이라는 단어의 어원도 실은 라틴어로 '여자의 허벅다리'라고 한다. 중국에서 여자의 다리를 찬양하는 방식은 조금 남다르다. 발음 8센티미터 이상 자라지 못하게 묶어 마치 어리고 부드러운 버들가지가 봄바람에 나부끼듯 걷도록 한다. 하지만 남동쪽의 후이안 마을에서는 여성들의 다리와 발이 크고 길며 굳은살이 박혀야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후이안 마을이 여성들은 매일 100킬로그램이 넘는 화강암을 직접 날라야 하므로 튼튼한 두 다리가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대신 젊은 여인들은 몸에 꼭 달라붙는 옷을 입어 몸매를 드러내는가 하면, 배꼽 부분의 블라우스 단추를 풀어 부위 맨 살을 그대로 보여 주는 식으로 아름다움을 뽐냈다. 가장 폐쇄적이라고 알려진 이슬람 여성들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방식을 독특하다. 서아프리카에 있는 모르타니 이슬람공화국의 여인들은 몸을 가리기 위해 두르던 멜라파를 울긋불긋한 색상으로 염색하고, 턱 밑에 묶고 다니던 매듭을 가슴께가 살짝 들러나도록 느슨하게 매서 입는다. 모르타니 여인들은 사회의 금기와 자신들의 욕망 사이를 교묘히 오가며 독창적인 아름다움의 유행을 만들어 낸 것이다. 또, 그것은 자신들과 같이 이슬람교를 믿지만 오히려 남자들이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투아레그족의 감춤의 미학과는 정반대되는 아름다움이기도 하다. 문명의 이기가 닿지 않은 곳의 여성들에겐 맨몸 그 자체가 바로 장식이 된다. 브라질 중부 마투그로수에 사는 수야족 여성들은 기껏해야 온몸에 식물성 염료를 칠할 뿐이지만 색칠한 몸은 그들에게 우리네 정장과 같은 중요한 의미를 띤다. 수단 남부의 누바족 역시 여성의 노출된 피부를 찬양한다. 특히 마을의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는 온몸에 땅콩 기름을 바르며 윤기 나는 살결을 한껏 과시한다. <야생의 사고>의저자 레비 스트로스는 "아름다움의 표현 양식은 자연 조건과 사회 조건에 의해 결정된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여성의 입술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도 시대에 따라 다르다. 19세기 후반에는 고갱이 즐겨 그리던 타이티 아가씨들의 도톰한 입술이 사랑 받았지만 1960년대에는 불붙듯 동그랗게 도드라진 마를린 먼로의 입술이, 또 1970년대는 모딜리아니의 그림처럼 인중이 뚜렷하게 드러난 입술이 아름답게 여겨졌다. [박형숙 / 월간 지오 기자 ] *Click here for FREE screensavers/wallpap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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