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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신데렐라" 탄생배경 산업화 과정, 여성의 신분상승 욕구서 비롯 '신데렐라'는 성장기에 처음 접하게 되는 가장 흔한 동화책중의 하나일뿐만 아니라 특유의 환상적인 이야기 구조로 성인이 된 독자들을 여전히 매료시키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신데렐라 이야기는 다양한 신데렐라 구전 중에서 17세기말 유럽에서 샤를르 페로에 의해 정착된 판본이며, 초기 산업사회라는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한 이야기로 활자화 된 것이다. 18세기 서구의 초기 산업화 과정은 여성들을 경제활동에서 소외시켰다. 때문에 경제적 자립의 길이 제한된 여성들은 자신들에게 열려진 유일한 길인 결혼을 통해서 인생의 성공을 꿈꾸게 됐다. 때맞춰 새로 등장한 부르주아 계급의 아버지들은 아들에게 자신의 신부감을 직접 고르도록 허용하기 시작했다. 점차 자유연애, 자유결혼이라는 근대적 결혼관이 형성되었다. 이런 자유연애, 자유결혼관은 첫눈에 정열적인 사랑에 빠진 남녀가 결혼을 해서 영원히 행복하게 산다는 낭만적 사랑의 개념을 결혼제도와 결합시키는 역할을 했다. 페로의 '신데렐라'동화는 바로 이 시대의 특징들, 즉 경제적 자립이 좌절된 여성들의 결혼을 통한 신분상승 욕구와 아름답고 착한 여성을 찾으려는 남성들의 우연성과 필연성으로 포장된 이들의 낭만적 사랑 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매혹적인 사랑이야기는 그 이후 근대사회를 지배하는 하나의 시나리오로서 많은 사람들의 삶과 사랑의 형태에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70년대 이후 서구의 페미니스트들은 신데렐라 시나리오로부터 여성들의 경제적. 심리적 의존성, 자립기피증이 생긴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이 틀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다양한 대안(代案)동화 쓰기 작업을 해왔다. 국내 여성문화단체등에서도 이런 대한 작업을 꾸준히 시도해 오고 있다. 이런 대안동화의 핵심은 건강한 남녀관계와 진정한 의미의 협력과 조화는 독립된 개인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것. 자칫 신데렐라 시나리오는 통상적으로 신데렐라라는 여성형 대명사 때문에 여성의 문제로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지금 우리사회가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제한하는 사회환경을 개선하고 '왕자'로 상징되는 남성다움의 의미를 새로 정립한다면 여성과 남성모두에게 신데렐라 이야기는 자기발견과 자기성장을 돕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김홍숙,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원>[중앙 97-07-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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