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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 호감을 얻는 방법 사랑이란 두 사람 사이의 좋아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겠는데, 다만 여러 좋아하는 감정들 중에서도 좀 독특한 성질의 감정 경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이 어떻게 다르냐고 묻는다면, 앞에서 설명한 사랑과 우정의 차이나 사랑과 열정의 차이 등을 참고하라고 답할 수밖에 없겠다. 어쨌든 좋아하는 감정과 전후하여, 혹은 그와 동시에 사랑하는 감정이 생긴다고 말할 수 있다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서로 좋아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한번 고찰해 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서로 사랑하기 전에는 별로 눈에 띄지도 않던 상대방의 여러 모습들이, 사랑하고 난 다음에는 모두가 새롭고 신비스럽게만 느껴져서 조물주의 창조력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사람의 피부는 모두 마찬가지일텐데, 사랑하는 사람끼리 서로의 피부가 닿으면 그것은 마치 어떤 마력의 원천처럼 전혀 다른 감촉을 느끼게 하는, 그 신비로운 감정의 뿌리는 어디에 있는가? 사랑에 빠지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더 기쁘게 해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나를 더 좋아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열심히 생각하게 된다. 흔히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은 곧 나의 행복이며,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은 곧 나의 고통이므로, 상대방을 기쁘게 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과정은 곧 나의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이유를 알게 된다면 처음 사랑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또는 이미 서로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그들의 사랑을 더욱 깊고 튼튼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대인호감에 대해서 좀더 상세히 알고 싶은 사람은 엘리어트 애런슨(Elliot Aronson)이 저술하고 윤진과 최상진 교수가 번역한 {사회심리학, 사회적 동물}을 참고하기 바란다. 본 장은 윤진과 최상진 교수의 역서에서 거의 대부분을 발췌 인용하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가? 대개 (1) 생각이나 흥미가 자신과 비슷한 사람, (2) 어떤 기술이나 능력 혹은 재주를 가지고 있는 사람, (3) 신뢰성, 합리성, 정의감, 친절과 같이 유쾌하고 칭찬할 만한 특성을 가진 사람, (4)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가장 좋아한다. 사람을 사귀는 방법에 대하여 훌륭한 일가견을 가지고 있는 데일 카네기(Dale Carneigie)에 의하면, 다른 사람이 당신을 좋아하기를 원한다면 유쾌하게 행동하고, 당신도 그를 좋아하는 듯이 행동하며, 그 사람이 관심을 갖고 있는 일에 당신과 관심을 보이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그리고 그의 의견에 당신도 동의하라고 권고한다. 이와 같은 카네기의 권고를 잘 통제된 실험실에서 검증하여 본 결과, 역시 많은 부분들이 적어도 제한된 범위에서, 특히 관계형성의 초기단계에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었다. 사람들은 불쾌한 특징보다는 유쾌한 특징을 가진 사람을 더 좋아하며, 자기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동의하는 사람을 더 좋아하고, 자기를 싫어하는 사람보다는 좋아하는 사람을 더 좋아하며, 자기와 경쟁하는 사람보다는 협조하는 사람을 더 좋아할 뿐만 아니라, 자기를 비판하는 사람보다는 칭찬하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는 것이 심리학적 연구에서 입증되고 있다. 이것을 매력에 대한 일반적 보답 이론(general reward theory)이라고 부른다. 특히 여러 심리학자들의 실험 결과에 의하면, 사람들이 서로 협동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면 상호간에 매력이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것은 협동적인 행동이 각자에게 어떤 보답이 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즉, 우리와 협동하는 사람은 우리에게 도움을 주고, 우리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 주고 충고해 주며, 또한 책임을 분담하게 되는데, 이것이 보답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대인 매력이 이 일반적 보답이론으로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사람들이 무엇을 위하여 혹은 누구를 위하여 고생했던 경우에 그(것)들을 더 좋아하게 되는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집단의 단원이 되기 위해 불쾌한 입단 절차를 겪었던 사람들이 시간과 노력을 적게 투자하고 입단한 사람들보다 그 집단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경우에는 보답이 고통의 감소였는지, 인지적 부조화의 감소였는지, 혹은 그밖에 무엇이었는지 분명하지 않다. 어쨌든 사랑을 이루기 위하여 두 사람이 오랫동안 협동하는 그 과정에서 고생이 많았다면, 그만큼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하여 각자가 애착을 더 느끼며 서로를 더 매력적으로 볼 가능성은 많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부가 부모로부터 유산을 받지 않고 자기들만의 힘으로 살림도 장만하고 집도 장만하느라 많은 시간 동안 함께 고생하며 노력했을 때 두 사람 사이의 관계는 더 공고해질 수 있는 것이다. 칭찬과 호의 흔히 말하기를 우리 나라 사람들은 칭찬에 매우 인색하다고 한다. 자녀가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와도 그렇고, 부부간에 있어서도 잘하면 당연하고 못하면 야단치는 것이 우리들의 생활방식이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칭친하는 행위가 많이 보편화되어 이제는 칭친하는 쪽이나 칭찬받는 쪽이나 좀 덜 어색하고 많이 자연스러워진 것 같다. 대인관계를 만족스럽게 하기 위하여 아낌없이 칭찬하라는 카네기의 충고는 심리학에서도 매우 유효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역시 사람들은 자기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보다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을 훨씬 더 좋아한다. 교수의 강의에 대하여 무조건 명강의라고 칭찬하고 기분 좋은 인상을 짓는 학생과, 이와는 반대로 비판적인 태도로 강의 내용에서 잘못된 점을 정확하게 지적하며 냉소적인 표정을 짓는 학생이 있다고 하자. 이때, 교수는 비판하는 학생의 논리가 충분히 타당하고 이유 있음을 인정하더라도, 또한 그의 비판 덕분에 교수가 자기 이론을 보다 낫게 수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고맙게 생각하더라도, 마음속에서는 그 학생을 반드시 더 좋아한다고 할 수는 없다. 때로는 정확하게 논리적으로 비판을 잘하는 삶을 마음속에서 존경할 수 는 있어도 좋아하지는 않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비판을 좋아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이 점을 명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칭찬이 무조건 상대방으로부터 호감과 애정(매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칭찬받기를 좋아하고, 칭찬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조종당하는 것은 싫어한다. 만일 칭찬이 너무 지나치고, 뚜렷한 근거도 없이 상대방의 비위를 맞춰 줌으로써 자신이 어떤 이익을 얻기 위하여 하는 칭찬임이 분명할 경우에는, 그 칭찬하는 사람을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게 된다. 이와 유사한 현상으로, 사람들은 자기에게 호의를 베푼 사람을 더 좋아한다. 그것은 처음부터 호의를 베풀려는 의도가 없었던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도와주지 않은 사람보다는 도와준 사람을 더 좋아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앞의 칭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무조건 호의를 베푸는 사람을 언제나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호의를 베푸는 사람이 그 호의에 어떤 조건을 달아 놓았을 경우에는, 그것이 호의를 받는 사람의 자유를 위협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호의를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어떤 사람이 그 호의를 주고 나서 이익을 볼 위치에 있을 경우에는, 사람들은 그런 호의를 원하지 않게 된다. 가령, 보통 때는 학생들로부터 어떤 선물을 받으면 즐거워하던 선생에게 낙제점에 가까운 학생이 시험 점수를 매기기 직전에 아주 값비싼 선물을 가져왔다면, 그 선생은 마음이 아주 불편해질 것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실험 예가 있다. 잭(Jack Brehm)과 앤 코울(Ann Cole)은 다른 사람의 첫인상을 말하게 하는 면담에 피험자로 참여할 대학생들을 모집하여 놓고 실험 차례를 기다리게 했다. 그들이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실험 조수가 잠시 방을 나갔다 오겠다고 말하고, 한 조건에서는 그냥 다시 자기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다른 조건에서는 실험 조수가 방을 나갔다가 콜라 두 병을 가져와, 한 병을 자기가 마시고 다른 한 병은 다른 피험자들에게 주었다. 그 후에 실험 조수는 지금부터 자기가 매우 재미없고 따분한 일을 한 가지 해야 하는데, 누가 좀 도와줄 수 없겠느냐고 했다. 결과는, 매우 놀랍게도 실험 조수한테서 콜라를 받지 않았던 학생들이 콜라를 받은 학생들보다 실험 조수를 더 잘 도와주었다. 이 실험의 결론은, 호의와 칭찬이 보편적인 보답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음식물을 어느 사람이 주든 어떤 상황에서 주든 보답이 된다. 또한 물에 빠진 사람에게는 누가 구원해 주든 그것은 보답이 된다. 즉, 그런 보답은 상황을 초월하는 보답인 것이다. 그러나 칭찬이나 호의는 이렇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보답이 아니라, 매우 미묘한 상황적 변인에 따라 보답으로 작용할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때로는 칭찬이나 호의를 베풀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있은 사람이 호의를 베푼 사람보다 더 매력적이 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므로 카네기의 권고가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만일 당신이 어떤 사람으로 하여금 당신을 좋아하게 만들려고 한다면, 아첨의 수단으로 호의를 베푸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결혼하고 나서부터 한번도 아내에게 예쁘다고 칭찬을 하지 않던 남편이, 하루는 갑자기 비싼 선물을 사들고 와서 자기 아내처럼 예쁜 여자는 이 세상에 없노라고 말한다면, 부인은 기분 좋은 감정보다는 남편이 갑자기 이렇게 친절한 이유가 뭔가 의심이 앞설 수 있다. 언제나 까다롭고 냉정하던 직장의 상사가 갑자기 부하 직원에게 칭찬과 아량을 푸짐하게 베풀면, 부하 직원은 또 무슨 일이 있을 것인가 긴장하거나 오히려 불안해질 수도 있다. 칭찬이나 호의는 그것이 순수한 동기에서 나왔을 경우에만 매력의 효과를 발휘하며, 무조건 또는 언제나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호의와 관련하여 매우 재미있는 현상 한 가지가 있다. 어떤 사람으로 하여금 당신을 위하여 호의를 베풀도록 만들면 당신이 그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 때보다 더 당신의 매력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게 된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한발 들여 놓기(foot-in-the-door) 방법이라 이름 붙인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기가 어떤 사람에게 해를 끼치게 되면, 실제보다 그 피해자를 더 심하게 나쁜 사람으로 비하시킴으로써 자기의 공격행위를 정당화시키려 한다. 이때, 우리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은 다음과 같다. : 도대체 그를 위하여 내가 왜 이 많은 노력과 돈을 투자하는가? 그것은 그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훌륭한 사람이기 때문이지! 이것은 아주 새로운 사실도 아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Leo Tolstoy)도 그의 소설 {전쟁과 평화}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잘해 준 만큼 그들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에게 잘해 준 만큼 그들을 좋아한다라고 쓰고 있는 것이다.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의 일화 역시 재미있다. 그는 자기에게 매우 적대적인 펜실베니아 주의회 의원 한 사람을 꺾어 버리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일을 꾸몄다. : 그 사람의 호의를 얻으려고 나는 굴욕적인 존경을 표하지는 않았지만, 얼마간 시간이 지난 후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그 주의원(州議員)이 매우 희귀하고 진귀한 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나는 그 책을 숙독하고 싶고, 또 며칠간만 빌려 줄 수 없겠느냐고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는 그 책을 즉시 빌려 주었고, 나는 일주일 안에 매우 감사하다는 편지와 함께 그 책을 반환했다. 그 다음 우리가 의사당에서 만났을 때(그는 결코 예전에는 그런 적이 없었으나) 나에게 말을 걸었고 매우 친절했다. 그 후 그는 어떤 일이든지 나를 도와주려 했고, 우리는 아주 친한 사이가 되었으며, 우리의 우정은 그가 죽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것은 내가 옛날에 배웠던 고언(古諺)의 또 하나의 예가 된다. 그 속담은 다음과 같다. : 예전에 너를 한번 도와준 일이 있은 사람은 네가 은혜를 베풀었던 사람보다 더욱더 너를 다시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다. 벤자민 프랭크린의 이 성공담을 실험적으로 증명해 보인 사람은 잔 젝커(Jon Jecker)와 데이비드 랜디(David Landy)였다. 그들은 상당액의 돈을 벌 수 있는 개념형성작업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피험자의 1/3에게는 실험이 끝난 후 다가가서 자기는 개인돈으로 이 실험을 수행하고 있는데 돈이 모자라서 잘못하면 이 실험을 중단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특별히 부탁드리는건데, 받은 돈을 되돌려 줄 수 없겠는지요? 라고 요청했다. 피험자의 다른 1/3에게는 실험자가 아니라 심리학과의 사무직원이 다가가서 심리학과 연구기금이 거의 다 바닥났는데, 특별히 호의를 베풀어 그 돈을 돌려줄 수 없겠느냐고 요청했다. 그리고 다른 나머지 1/3의 피험자들에게는 돈을 돌려 달라는 요청을 하지 않았다. 실험이 끝나고 모든 피험자들에게 질문지를 기입하게 했는데, 질문지 속에는 실험자를 평가하는 질문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결과, 실험자에게 돈을 되돌려 주었던 피험자들이 그 실험자를 가장 매력 있는 것으로 평가했으며, 그는 매우 점잖고 돈을 돌려 받아 마땅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사람들은 누구에게 호의를 베풀게 되면 그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된다. 그러나 당신의 노력이 어떤 성공적인 효과를 발휘했을 때에만 그를 더욱 더 좋아하게 됨을 알 둘 필요가 있다.개성이 호감을 좌우한다.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이유 중에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진지하고, 유능하고, 지능이 높고, 정력적인 사람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그와 같은 특성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능력과 신체적 매력이다. 능력(Competence) 만일 다른 모든 조건들이 동등하다면, 그 사람이 유능하면 할수록 우리는 그를 더욱 좋아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그것은 우리도 그 사람처럼 유능하고 우수하게 되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그러나 사람의 호감을 사는 이유가 반드시 능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문제해결 집단에서 가장 유능하고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호감을 많이 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비록 우리가 유능한 사람과 어울리기를 좋아하지만, 너무 능력이 많은 사람은 우리 자신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능한 사람은 접근하기 어렵고, 너무 거리가 멀고, 초인간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오히려 유능함과 동시에 약간 결점이 있는 사람을 우리는 더 좋아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아주 우수한 수학자가 동시에 농구선수이며 옷도 멋쟁이로 잘 입는 사람이라면, 만일 그가 가끔 숫자 계산에 틀리고 아주 쉬운 농구슛을 실패하고 넥타이에 국물이 묻은 자국을 보이며 대중 앞에 나타날 때 사람들은 그를 더욱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이 1961년 쿠바 침공에 실패한 직후 미국의 언론들은 그의 인기도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의 개인적 인기는 하락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를 심리학작들은 이렇게 설명한다. 즉 그는 개인적으로 젊고 미남이며, 재치 있고 명석하고, 운동도 잘하며, 대단한 독서가이며, 훌륭한 정치가이며, 전쟁영웅일 뿐만 아니라, 신체적 고통도 불평없이 인내해 내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그에게는 여러 나라 외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미모의 아내와, 귀여운 두 자녀를 포함한 화목한 가정이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그는 커다란 실수를 했고, 그 실수에 대하여 변명하거나 책임을 전가하여 하지 않고 자기가 모든 책임을 지는 용기를 보였다. 이 경우에 케네디는 너무나 완벽한 사람이었기에, 그의 실수는 오히려 그의 매력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 현상을 실험실에서 연구한 사람들이 있다. 엘리어트 애런슨과 벤 윌러먼(Ben Willerman), 그리고 조우앤 플러디(Joanne Flody)는 대학생들을 피험자로 하여 (1) 거의 완벽한 사람, (2) 거의 완벽하면서도 실수를 저지른 사람, (3) 어설프고 서툰 사람, (4) 어설프고 서툴면서 실수를 저지른 사람 등의 네 가지 자극인물을 설정했다. 그리고 이들을 기초로 하여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실험조건을 만들었다. (1) 능력은 우수하나 실수를 저지른 사람, (2) 능력도 우수하고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 (3) 능력은 보통인데 실수를 저지른 사람, 그리고 (4) 능력은 보통인데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 등이다. 실험결과는 실수를 저지른 우수한 사람이 가장 매력적으로 평가되었고, 같은 실수를 저지른 보통사람이 가장 매력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완벽한 사람은 매력에서 2위였으며,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은 3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실수는 완벽한 사람의 경우에만 그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고, 똑같은 실수가 못난 사람의 경우에는 그를 더욱 못나 보이게 하여 덜 매력적으로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험은 비록 능력이 많을수록 그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더라도, 어떤 결점이 있다는 것이 그의 매력을 더욱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된다. 이와 같은 현상을 실수효과(pratfall effect)라고 부른다. 이 현상과 관련된 여러 실험학적 실험의 결과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기본적으로 이런 실수하는 장면을 많이 본 사람의 머리속에 자극인물과 묵시적인 경쟁의 위협이 있는 경우에 실수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실수효과는 남자에게 더욱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실험에 참가한 대부분의 남자 피험자들은 실수를 범한 유능한 남자를 더 좋게 평가했다. 그러나 여자들은 그 대상인물이 남자이건 여자이건 상관없이 실수를 범하지 않은 유능한 사람들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자긍심이 중간 정도된 남자 피험자들은 실수를 범함 유능한 사람을 더 좋아했으나, 자긍심이 낮은(자극인물과 경쟁심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것이 분명한) 남자들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유능한 사람을 더 좋아했다. 특히, 여기서 자긍심의 정도와는 상관없이 상당수의 사람들은 평범하고 서툰 인물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유의할 만하다. 신체적 매력(physical attractiveness) 이성간의 교제에서 상호간의 매력에 작용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인가? 지능인가, 성격인가, 감각적 예민성인가, 아니면 정열인가? 이들 중 그 어느 것도 아니다. 상호간의 매력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잘생긴 외모이다. 사람들이 겉으로 말할 때는 신체적 외모가 뭐 그리 중요하냐고 말하지만, 그러나 실제 행동연구의 결과, 대학생들은 전적으로 신체적 매력에 따라 데이트 파트너가 되면 그들은 서로 데이트를 오래 계속하려고 한다. 또한 일단 데이트를 하게 되었을 때, 그 관계가 오래 지속되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두 사람의 매력의 유사성이었다. 데이트를 시작한 지 9개월이 지난 후에 측정해 본 결과, 두 사람간의 신체적 매력이 차이가 나는 경우보다 서로 비슷한 경우에 더욱더 깊이 사귀고 있음이 위의 연구에서 확인되었다. 심리학자 카렌 다이온(Karan Dion)과 그의 동료들은 대학생들에게 그 또래 연령 정도인 세 사람의 인물사진을 보여 주었는데, 그 중 한 장은 매력적인 외모의 사진이고, 또 한 장은 평범한 외모이며, 나머지 한 장은 전혀 매력이 없는 사진이었다. 피험자들에게 이 사진에 나온 각 인물을 27가지 성격 특징에 관하여 평가하게 하고, 특히 그들이 장래에 어느 정도 행복하게 살 것인지 예측하게 했다. 결과는, 신체적으로 매력이 있는 사람이 가장 바람직한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고 장래에도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피험자들은 예측했다. 이런 결과는 남자가 남자를,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그리고 여자가 여자를 평가할 경우에도 동일한 경향을 나타냈다. 비슷한 결과가 유아원에 다니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했을 때도 나타났다. 어린이들 세계에서도 매력 있는 아이는 매력 없는 아이보다 다른 아이들의 호감을 더 샀으며, 특히 매력 없는 아이는 매력 있는 아이보다 더 공격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다. 매력 있는 아이가 어떤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은 그 원인을 당시의 상황이나 다른 사람, 혹은 불행한 사고 탓으로 돌리며 용서해 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매력 없는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였을 경우에는 그들의 성격이나 쉽게 변할 수 없는 내면적 요인에 그 원인을 돌리는 경향이 있었다. 다음에는 외모가 다른 사람에게 주는 영향에 관하여 알아보자. 이 방면에서도 아름다운 여자가 하는 평가는 그렇지 못한 여자의 평가보다 그 영향력이 더 크다. 헤롤드 시갈(Harold Sigall)은 엘리어트 애런슨과 함께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미모의 여자 한 사람으로 하여금 한번은 예쁜 모습으로 다음은 예쁘지 않은 모습으로 꾸미고, 임상심리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으로 가장하여 여러 명의 남자 대학생들과 성격평가를 위한 면접을 하게 했다. 미리 계획된 대로, 피험자의 절반에게는 매우 호의적인 평가를 하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비호의적인 평가를 하였다. 이 대학원생이 매력이 없는 모습이었을 때는 남자 대학생들은 좋은 평가를 받거나 좋지 못한 평가를 받거나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떤 평가를 받든지 그 여자 대학원생을 어느 정도는 좋아했다. 그러나 그녀가 매우 예쁜 모습이었을 때는 그녀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대학생들은 그녀를 매우 좋아했고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대학생들은 대단히 싫어했다. 흥미로운 것은 매력 있는 여자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대학생들이었는데, 그들은 그녀를 싫어한다고는 했지만, 그녀와 다시 만나기 위하여 앞으로 있을 실험에 한번 더 참가하고 싶다고 했다. 이것은 아름다운 여자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피험자에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그들은 다시 한번 기회를 가져 그 여자의 부정적인 평가를 바꾸어 놓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아름다운 여자라고 하여 언제나 무조건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여자들아 자기의 미모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심이 들지 않을 때에만 미인을 좋아하는 것으로 해롤드 시갈과 낸시 오스트로브(Nancy Ostrove)는 주장한다. 남녀 대학생들에게 법정에서 분명히 유죄로 인정되는 피고의 조서를 읽게 하고, 적절한 징역형을 선고하라고 했다. 그 결과, 피고가 신체적으로 매력은 있으나 그 범죄가 신체적 매력과 관련이 없을 때(예:절도죄의 경우)는 선고된 형량이 매우 가벼웠다. 그러나 그 범죄가 그녀의 미모와 관련이 있을 때 (예: 피고가 중년의 독신 남자를 속여서 유명회사에 돈을 투자하게 하여 사기를 한 경우)는 선고된 형량이 훨씬 무거웠다. 이런 결과들로 보아, 예쁜 여자들은 그 신체적 매력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그 여자가 사람들로부터 받는 대우의 방향-좋은 방향 혹은 나쁜 방향-에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된다. 개인의 신체적 매력의 효과는 우리가 그 사람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혹은 그 사람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는가 하는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 사람이 사귀고 있는 사람에 대한 우리의 지각에도 영향을 준다. 한 실험에서 아주 매력적인 여자 옆에 앉아 있는 남자에 대하여 사람들은, 똑같은 남자가 매력 없는 여자 옆에 앉아 있을 때보다 그를 더 좋아하고 보다 더 친절하며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연구들을 고찰해 볼 때, 신체적 아름다움은 단지 겉으로 나타나는 것 이상의 문제임이 분명하다. 우리들은 신체적으로 매력 없는 사람보다는 매력 있는 사람으로부터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되며, 특별히 그 매력으로 우리를 이용하려 들지만 않는다면, 매력 있는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된다. 어떤 문제가 생겼거나 복잡한 일이 있는 상황에서 매력적인 사람은 불리한 의심을 덜 받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매력적인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호의적인 대우를 받으며, 이런 대우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시작된다. 어렸을 때의 호의적인 대우는 스스로 이행하는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 효과를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사람은 자기가 받는 대우에 부합하는 행동을 스스로 하고 그에 상응하는 자아개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기의 자아개념과 일치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며, 어렸을 때부터 그들이 대우받은 바와 일치하는 양식으로 자신을 생각하고 행동한다. 이 말은 정신건강이나 사랑의 심리학적 견지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태도의 유사성과 매력 사람들은 어떤 문제에 대하여 자기와 같은 생각(의견 혹은 태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L씨는 P씨와 함께 술을 마시면서 현정부의 북방정책, 남북통일에 관한 문제에서부터 시작하여 자녀양육의 방법, 술을 마실 때 집에 미리 전화를 해야 하는가 하지 말아야 하는가에 이르기까지 서로 의견의 완전일치를 보았다. 그 다음부터 L씨는 만나는 사람 누구에게나 P씨는 생각이 깊고 합리적이며, 점잖고 머리가 우수한 사람이라고 칭찬하며, 그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의견의 일치가 사람들이 서로 좋아하게 되는 데 왜 중요한가? 여기에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어떤 문제에 대하여 의견을 같이하는 사람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하여 그것이 옳다는 일종의 타당성을 부여하게 된다. 즉, 그는 우리가 생각을 바르게 하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해주며, 그것이 하나의 보답이 되어 우리는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우려와 의견을 달리하게 되면, 그것은 우리가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 되며, 이런 가능성은 처벌의 일종으로 느껴지므로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우리는 좋아하지 않게 된다. 둘째로, 어떤 중요한 문제에 대하여 우리와 의견을 달리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성격에 대하여 어떤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경향이 있다. 과거의 예로 보아 우리와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은 대개 다른 사람을 불쾌하게 하고, 비도덕적이며, 머리가 우매한 사람들이었다고 우리는 생각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의식 속에는 다름 사람과 같거나 다르다는 것을 좋다-나쁘다 의 차원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능력의 영역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태도나 의견의 면에서 남들과 다르면 때로는 은근히 불안해지게 되는 것이다. 역시 이것도 자긍심이나 성격적 성숙도의 정도에 따라 다양하다. 특히,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감이 약한 사람일수록, 혹은 자긍심이 낮은 사람일수록 남들과 어떤 점에서 다르다는 사실을 못 견디게 된다. 따라서 자기와 다른 사람들을 보면 자기가 틀렸다고 생각되어 불안해지거나, 아니면 상대방이 틀렸다고 생각되어 그를 공격(혹은 비난)하게 된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것은, 어떤 주제에 대하여 자기와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을 설득하여 자기의견에 찬동하게끔 전향시켰을 때, 사람들은 그 전향자를 처음부터 동의한 사람보다 더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자기와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을 설득하여 자기편으로 전향시켰다는 것은 자신이 유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증거가 되므로, 이때 느끼는 감정은 상대방이 다른 의견을 가졌을 때 느끼는 싫어하는 감정을 압도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사람 서로간에 좋아하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인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가장 강력한 단일 결정요인은, 바로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을 좋아하는가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면 나도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 더욱이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고 내가 믿기만 해도, 두 사람 사이에 긍정적인 감정이 더욱 증가하게 된다. 가령, 당신과 내가 친구의 소개로 서로 알게 되었다고 하자. 며칠 후 내가 우리를 소개한 친구를 곁에서 우연히 만나, 당신은 인상이 매우 좋고 사귀고 싶은 좋은 사람같이 보이더라고 말한다. 그 후에 어떤 기회에 당신과 내가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당신은 나에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라고 생각하는가? 십중팔구 내가 당신을 좋아한다는 감정으로 인하여 당신도 나를 좋아하게 되고, 또한 당신도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내가 알아차리도록 행동할 것이다. 그런 행동에는 전보다 더 다정한 미소를 보인다거나,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거나, 전보다 더 호의적이며 내가 좋아할 만한 행동을 보여 주는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당신의 이와 같은 다정하고 호의적인 행동에 대하여 나도 전보다 더 호의적인 반응을 나타내어 당신을 좋아하는 감정이 강력해질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이 당신이 더욱 좋아할 만한 사람이 되도록 나를 변화시키게 된다. 이런 과정이 계속 확대되어 갈수록 서로간에 좋아하는 마음이 깊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나를 좋아한다고 내가 생각하면(믿으면), 실제로 다른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고 있지 않더라고 그들이 나를 좋아하게끔 내가 행동하게 된다. 나의 이 같은 행동은 지금까지 나를 좋아하지 않던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좋아하게 만들게도 되는 것이다. 반면에 다른 사람들이 나를 싫어한다고 내가 생각하면 나의 행동도 그 같은 생각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나타나, 결국은 지금까지 나를 싫어하지 않던 사람들까지도 싫어하게끔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거나 싫어할 때 그 책임은 다분히 나에게 있는 것이다. 우리들의 행동은 자신이 어떻게(남들이 나를 좋아한다거나 혹은 싫어한다고) 생각하는가(믿는가)에 따라 결정되며, 곧 그 같은 생각들이 현실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특히 내가 마음이 불안정하거나 자신에 대한 의구심이 많을 때 누가 나를 좋아해 주면, 그 좋아해 주는 마음이 더욱 고맙고 기쁘며, 좋아해 주는 사람을 더욱 좋아하게 된다. 마음이 안정되어 있는 사람은 남의 도움이 덜 필요하고 마음의 상처를 받더라도 충격이 덜하다. 그러나 마음이 불안정한 사람은 남의 베풀어 주는 관심이나 호의에 대하여 매우 고맙게 느낄 뿐만 아니라, 상처를 받으면 충격이 매우 크므로, 남들로부터 거절당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하여 덜 매력적인 사람을 애정의 파트너로 택하여야 한다. 실제로 경험을 통하여 관찰한 결과, 자기 자신을 안정되게 느꼈던 피험자들은 매력적인 여학생에게 더 많은 로맨틱한 관심을 보였으나, 스스로 불안정하게 느꼈던 피험자들은 매력 없는 여학생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역시 여기에서도 자긍심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자긍심이 높은 사람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적고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많으나, 자긍심이 부족한 사람은 실패에 대한 공포가 많고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다. 또한 그 만큼 성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도 부족하여 그것이 실패를 자초하는 한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믿음)이 행동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유사성과 호감 앞에서 우리는 의견이 서로 비슷할 때 호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아보았다. 그런데 만일 어떤 사람이 나와 의견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그가 나를 좋아하기까지 한다는 것을 내가 알게 된다면, 나는 그 사람을 두 배로 더 좋아하게 될 것인가? 사실은 그렇지 않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이 두 가지 요인은 누가적(累加的)이 아니다. 에드워드 존스(Edward Jones)와 린다 벨(Linda Bell)과 엘리어트 애런슨이 시행한 실험을 보면, 의견이나 가치관이 나와 같은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면 기분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의견이나 가치관이 전혀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할 때는 나는 더욱더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실험에서 피험자가 된 여자 대학생들은 각자 다른 여학생들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여러 주제에 대하여 일부는 동의하고 일부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대화가 끝난 후 이 상대 여학생 (실험 실험조수)이 제 3의 인물과 대화하는 것을 피험자가 엿듣도록 하였다. 이 대화에서 상대가 되었던 여학생은 피험자에 대한 감정과 인상을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한 조건에서는 그 피험자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른 조건에서는 그 피험자를 싫어한다고 말한다. 이런 대화를 엿들은 피험자의 실험조수에 대한 감정은 어떠했을까? 그것을 알아본 결과, 태도는 다르지만 자기를 좋아한 사람을 피험자들은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었다. 비록 사람들은 자기와 비슷한 태도를 가진 사람을 일반적으로 좋아하지만, 의견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자기에게 어떤 독특하고 특별한 무엇이 있기 때문에 그가 자기를 매력적으로 보는 것이라고 추론하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하면, 의견의 다른 경우에는 저 사람이 나의 의견 때문이 아니라 나의 성격이나 인간성 때문에 나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렇게 생각하게 되면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특별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그런 상대방을 더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특성과 호감 대개의 경우에는 서로 비슷한 사람들끼리 서로 좋아하게 되는데, 서로 태도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관계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로버트 윈취(Robert Winch)에 의하면 어떤 특정한 조건에서는 서로 성격이 반대되는 사람들이 더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즉 사람들은 자기의 욕구나 성격특성과 일치되는 사람보다는 상호보완적인 욕구나 특성을 가진 사람을 때로는 더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바로 결혼한 부부관계이다. 앞에서 말한 어떤 특정한 조건이란 무엇인가? 결혼한 부부들이 왜 서로 매력을 느끼는가에 관하여 연구한 학자들이 때로는 상반되는 결과를 주장한다. 어떤 학자들은 결혼한 부부는 상호보완적인 욕구체계(need system)를 갖는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또 다른 학자들은 부부는 상호유사한 욕구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서로 다른 주장이 나오게 된 한 가지 이유는, 각자의 연구에서 고려의 대상이 된 성격특성들이 달랐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연구대상이 된 성격특성이 무엇이었는가에 따라서 때로는 상호보완적인 욕구체계가, 또 때로는 상호유사한 욕구체계가 상호매력의 동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가령, 어떤 사람이 깔끔하고 단정한 것을 좋아한다고 할 때, 그런 사람은 생활이 무질서하고 행실이 단정치 못한 사람과는 결혼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반면에, 수더분하고 아무렇게나 적당히 사는 사람은 너무 깔끔하고 까다로운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역시 깔끔한 사람은 깔끔한 사람끼리, 수더분한 사람은 수더분한 사람끼리 만나야만 서로 편하고 좋을 것이다. 같은 이유로 경제적 능력, 지능, 종교, 신체적 매력, 교육수준, 키(신장) 등에 있어서 비슷한 사람들끼지 잘 어울리고, 그 관계도 지속적이라는 것이 여러 심리학적 연구들의 결과이다. 반면에, 양육동기(nurturance)나 의존성(dependency)의 경우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만일 양육동기가 높은 남자와 독립성이 강한 여자가 만나게 되면 그 관계는 매우 부조화적일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만일 양육동기가 높은 남자와 의존성이 강한 여자가 만난다면 그 관계는 아주 조화로워진다. 이와 같은 상호보완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특성으로는 남성다움-여성다움, 적극성-소극성, 지배성-복종성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극단적으로는 가학성(加虐性)과 피학성(被虐性)도 어느 정도 조화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형태의 조화는 비단 남녀관계에서만이 아니라, 동성의 친구끼리나 혹은 그 밖의 사회적 관계에서도 다양하게 잠재하고 있다. 두 사람이 서로 매력을 느끼며 장기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게 하는 데는 이와 같은 상호보완적 욕구 외에 사회적인 요인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결혼한 부부에게는 사회가 일정한 역할규범(role norm)을 설정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회에서는 남편은 비교적 지배적이고 아내는 복종적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만일 부부의 욕구체계가 상호보완적으로 만족되고, 그것이 사회가 설정한 역할규범과도 일치한다면 그 결혼생활의 행복도는 더욱 높을 확률이 많은 것이다. 상호보완적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과 의견(태도)의 유사성이 반드시 서로 배타적인 것은 아니다. 어떤 상호보완적인 성격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특정한 문제에 관해서는 완전한 의견의 일치를 보일 수도 있다. 가령, 지배적인 남자와 복종적인 여자가 결혼 후의 남녀 성역할-즉, 남자는 지배적이고 여자는 복종적이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꼭 같은 의견의 일치를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역할규범도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계속 변화하게 되는데, 만일 부부 두 사람이 비슷한 정도로 변화하는 역할규범에 잘 적응하고 수용적이라면, 그들의 부부관계는 더욱 만족스러울 것이다. 상이점과 변화에 대한 수용 및 순응이 곧 성격적 성숙성의 중요한 한 측면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것은 곧 성격적 유연성을 의미하며, 적응능력의 범위가 그만큼 넓고 다양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호감의 증가와 감소 우리는 누가 나를 좋아하면 나도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는 사실을 이미 앞에서 확인한 바 있다. 어떤 회식석상에서 내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누가 나를 칭찬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을 엿듣게 된다면, 틀림없이 나는 그에게 호감을 가질 것이다. 반대로 나에 대하여 비방하고 헐뜯는 소리를 엿듣게 된다면 분명 그를 싫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인간관계를 그렇게 쉽게 처리할 수만은 없다. 그 사람이 과거에, 그리고 다른 장소에서는 나에 관하여 무어라고 말했는가? 만일 그 사람의 말에 변화가 있다면, 어떻게 변하였는가? 단 한번의 그 사람의 말을 가지고 그 사람에 대한 나의 태도를 전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심리학자 다윈 린더(Darwyn Linder)와 엘리어트 애런슨은 다음과 같은 상황을 실험적으로 조작하여 그 결과를 알아보았다. 당신이 동일한 사람들이 모이는 칵테일 파티에 일곱 번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동일한 사람이 당신에 대하여 말하는 것을 엿듣게 되었다고 할 때, 그 내용은 크게 다음과 같은 네 가지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 : (1) 그 사람이 일곱 번 모두 항상 당신에 대하여 좋게 말하는 경우; (2) 그 사람이 일곱 번 모두 항상 당신에 대하여 나쁘게 말하는 경우; (3) 그 사람이 처음 몇 번은 당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다가,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어져 나중에는 완전히 긍정적인 평가로 고정되어 버리는 경우; (4) 처음 몇 번은 당신에 대한 평가가 매우 긍정적이었으나, 점점 부정적으로 평가가 바뀌어져 나중에는 완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결론이 나 버리는 경우 등이다. 이 네 가지 가운데 어느 상황에서 당신은 그 사람을 가장 좋아하게 될 것인가? 좋고 싫음(好惡)에 관한 단순한 이익-대가관계에 따르면, 완전히 긍정적으로 평가한 첫번째 상황에서 당신은 그 사람을 가장 좋아하게 되고, 완전히 부정적으로 평가한 두번째 상황에서 가장 싫어하거나 덜 좋아하게 되는 것이 마땅하다. 그 주된 이유는 긍정적인 평가는 보답이 되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고, 부정적인 평가는 처벌이 되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나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인관계 매력이 이익-대가관계로만 설명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애런슨과 린더는 득실설(gain-loss theory)을 주장했다. 이 학설에 의하면, 어떤 사람으로부터 긍정적이고 보답이 되는 행동이 증가하면 일정하고 변함 없는 보답을 받을 때보나 영향이 더욱 크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남이 우리를 좋아하게 되는 것을 보답으로 간주한다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좋아하는 정도가 증가하는 경우에 항상 우리를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보다 우리는 그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이 현상은 긍정적 평가를 증가시켜 온 사람보다 항상 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주는 보답의 수가 더 많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와 마찬가지로 타인으로부터 보답을 주는 행동이 감소하면 일정하게 가학적인 행동을 받을 때보다 오히려 충격이 더 크다. 그러므로 우리에 대한 호감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더 감소해 가는 사람을 언제나 우리를 싫어하던 사람보다 우리는 더 싫어하게 되며, 그때 항상 우리를 싫어하던 사람이 주는 처벌의 수가 더 많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앞에서 예를 든 칵테일 파티에서 당신은 득(gain)을 얻는 상황(처음에 당신을 싫어하다가 점차로 좋아지는 정도가 증가하는 경우)에서 그를 가장 많이 좋아하게 되고, 실(loss)의 상황(처음에는 당신을 좋아하다가 점차로 좋아하는 정도가 감소하는 경우)에서 그를 가정 적게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예측한대로 실험상황에서도 증명되었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철학자 스피노자(Baruch Spinoza)는 이미 300년 전에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증오가 사랑에 의해 완전히 극복되면 증오는 완전히 사랑이 되며, 그 사랑은 증오가 선행(先行)되지 않았을 때보다 더욱 커진다. 자신이 흔히 버릇처럼 고통스럽게 증오하던 것을 일단 사랑하기 시작하면, 그 사랑한다는 사실때문에 즐거움을 느낀다. 사랑에 따르는 즐거움에다 예전에 증오의 대상이었던 어떤 것에 수반된 증오와 관련된 고통을 없애는 데서 생겨나는 즐거움이 여기에 더 보태어지는 것이다. 득실(得失)의 효과가 작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조건이 만족되어야 한다. 첫째는, 평가하는 사람에게 마음의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이 외부로 나타났을 때에만 소득의 효과가 있다. 만일 당신이 나를 보고 처음에는 우매하고 진지하지 못하다고 말하다가 나중에 너그럽고 운동도 잘하는 사람으로 생각한다고 바꾸어 말한다면, 이것은 소득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나더러 우매하고 진지하지 못하다고 말했다가, 다음 번에는 당신의 마음을 바꾸어 내가 명석하고 진지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소득이 된다. 왜냐하면 이 경우에는 부정적인 태도가 긍정적인 태도로 바뀌는 가역현상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먼저 말한 부정적인 평가내용과 정반대되는 긍정적인 평가를 할 때만 소득이 되고, 부정적인 평가내용과 다른 내용의 긍정적인 평가를 나중에 할 때에는 전혀 소득이 되지 않는 것이다. 둘째로, 태도의 변화는 점진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그 이유는, 특별히 별로 변할 만한 근거가 없는 데도 갑자기 변화가 일어나면, 그 대상 인물은 혼동되고 의구심을 품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의 태도가 하루 아침에 뚜렷한 이유도 없이 갑자기 변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납득이 잘되지 않는 일이며, 이 같은 의구심을 일으키지 않는 점진적 태도 변화를 보일 때 사람들은 그 평가자를 더욱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호감의 보존을 위하여 앞의 득실이론(得失理論)을 보면, 사람의 호감(好感)이란 역동성(力動性)을 좋아하는 것 같다. 항상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안 좋아하다가 좋아하는 변화가 호감을 일으키는 힘이 더 크니까 말이다. 항상 좋아하는 관계에 있는 사람은 상대방을 더 좋아하게 하는 힘은 별로 없고, 오히려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힘만 잔뜩 갖고 있다. 그리하여 아주 가까운 사람(친한 친구, 어머니, 형제, 배우자)으로부터 사랑이나 호의나 칭찬을 받으면 그것은 이미 기대되어 온 당연한 일이므로 받는 사람의 자긍심을 높이는 효과가 별로 없다. 오히려 그들은 잠재적으로 처벌하는 사람이 될 가능성만 많다. 자긍심을 높여 주는 힘은 항상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그렇지 않은 낯선 사람이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 득실이론의 주장이다. 친한 친구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힐 힘은 가지고 있으나, 중요한 보답을 제공할 힘은 거의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다.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생각해 보자. 결혼한 지 20년이 지난, 그리고 아직도 깊이 서로 사랑하고 있는 부부가 어떤 모임에 참석하려고 옷을 차려 입었다. 남편이 아내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여, 당신, 오늘은 더 예뻐 보이는구만! 하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이 자기를 예쁘게 본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터라, 별로 크게 기뻐할 것도 없었다. 과거에도 이런 말을 남편으로부터 수없이 들어 왔으므로 새삼스럽게 감동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만일 지금까지 자기를 그렇게 사랑하며 예쁘다고 칭찬하던 남편이, 오늘은 당신도 이제 늙었구만, 전보다 덜 예뻐 보이는데!라고 말했다면, 아내는 대단히 고통스러워하며 자존심의 상처를 입을 것이다. 이 말은 아내에게는 큰 마음의 고통과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그날 저녁 모임에서 처음 보는 남자가 이 여자에게 다가와서 대단히 예쁘고 매력적이라고 말했다면, 이 여자의 기분은 대단히 좋아지고 자존심의 상승을 느꼈을 것이며, 그 남자에 대한 매력 또한 증가했을 것이다. 처음 보는 남자가 예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남편의 경우처럼 크게 마음의 상처는 받지 않았을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실험적 연구에서도 검증되었다. 하베이(O.J. Harvey)에 의하면, 낯선 사람과 친구가 모두 피험자에게 긍정적 평가를 할 때, 피험자는 친구보다 낯선 사람에게 더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친구와 낯선 사람이 피험자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하였을 때, 피험자는 낯선 사람보다 친구에게 더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면 사람들은 자기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사람에게 어떻게 행동하는가? 여기에 대해서는 조우앤 플로이드(Joanne Floyd)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예가 있다. 한 집단의 어린이들로 하여금 친한 친구 혹은 낯선 친구와 둘씩 짝짓게 하고, 각 쌍에서 한 아이가 게임을 하여 조그만 장식물을 따서 가지도록 하였다. 그리고 나서 이 아이에게 자기의 파트너와 나누어 가지도록 하였는데, 나누어 주는 아이가 어느 정도 인색한가 하는 것을 실험자가 조작하였다. 어떤 피험자들은 친구(혹은 낯선 아이)가 아주 인색하게 자기를 대우한다고 믿도록 하였다. 그리고 나서 각 피험자는 자기 자신이 장식물 몇 개를 따 가지도록 하고, 이제 그 장식물을 자기 파트너와 나누어 가지라고 일러주었다. 예상대로 피험자들은 득실의 두 가지 조건에서 가장 너그럽게 행동하였는데, 즉 너그러운 낯선 사람과 인색한 친구에게 가장 많이 주었다. 다시 말하면, 피험자들은 인색한 낯선 사람과 (인식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낯선 사람들은 예상대로 행동했을 뿐야!), 너그러운 친구에게 (그럼, 친구는 이미 나를 좋아하고 있으니,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 않아?) 비교적 인색하게 굴었다. 그러나 피험자들은 친구를 새로 얻는 듯이 보일 때(너그러운 낯선 사람에 대하여) 너그럽게 행동했고, 또한 친구를 잃어버리는 것처럼 보일 때(인색한 친구에 대하여)도 역시 너그럽게 행동했다.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입힌다는 것은 이렇게 쉬운 일이다. 그러나 상처를 받은 사람은 오히려 상처를 주는 행동이 아니라 더 친절히 행동함으로써, 과거에 있었던 인간관계의 긍정적 강도를 다시 회복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이와 같이 사람들에게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안정성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앞에서 예로 들었던 중년부부의 경우, 남편이 아내가 아름다움을 잃어간다고 말함으로써 아내에게 상처를 줄 힘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아내는 그런 비판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반응하여 남편의 관심을 다시 끌려고 노력할 것이다. 남편 또한, 만일 아내가 남편을 높이 평가하던 행동을 갑자기 멈춘다면, 남편은 아내의 인정을 다시 받으려고 새로이 노력할 것이다. 이렇게 인간관계는 쌍방이 서로 창의적인 방법으로 성장하고 변화시키려고 노력할 때 진정으로 발전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솔직성이다. 부부나 친구간에 자존심의 증가를 가장 적게 주고받는 관계란, 두 사람 사이에 서로 마음을 터놓지 않고 솔직하지 못할 때이다. 흔히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괴로움이나 부정적인 감정을 억제하고 자기 혼자만 간직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겉으로만 안정적일 뿐 실제는 살얼음판 같은 긍정적인 관계이며, 어느 순간에 기분이 변하면 완전히 깨어질 수도 있다. 개방적이고 솔직하며, 자기의 진정한 감정과 인상(설사 그것이 부정적인 것이라 하더라도)을 서로 터놓을 수 있는 인간관계에서는 침체현상이 생기지 않는다. 최근의 심리학적 연구결과를 보면, 친밀하고 비공격적이면서 갈등 해결에서 정면대결적 방법을 쓰는 배우자들이 더 높은 결혼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관계에 있는 배우자들은 득-실 실험의 득조건에 있는 피험자들과 유사하였다. 특히 다른 모든 조건들이 동일하다면, 우리는 자기 자신의 중요한 면들-비록 그것이 불미스럽고 불쾌한 것이라도-을 털어 놓은 대상이 된 인물을 더 좋아한다는 것이 이 방면의 연구결과이다. 이와 같은 행동은 자기의 마음의 문을 열고 싶도록 만드는 그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상대방에게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이다. <김중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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