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2. 이혼과 자녀문제
◎‘버려졌다’ 느낌에 공격적
행동／초등생 민감… 부모사랑 확신줘야
이혼재혼가정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자녀 문제다． 아무 잘못
없이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가족 해체와
새 부모를 맞아야 하는 아이들은 어른들보다도
큰 충격을 받는다．
자녀를
적절히 키우고 지도하려면 자녀 심리를
정확하게 아는 게 중요하다． 아이들이
부모 이혼으로 겪는 감정은 일반적으로
▲버려졌다 ▲절망 ▲슬픔 ▲분노 ▲외로움
▲자책감 ▲애착 갈등 따위로 나타난다．
이런 감정들은 때로 공격적 행동이나
학교 성적부진， 한쪽부모와의 연대， 부모가
재결합하리라는 환상을 일으킨다． 연령대에
따라 부모 이혼을 보는 시각도 다르다．
３세 이하 영유아라면 안정된 주위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불안을 웬만큼 줄여줄 수
있다． 함께 살지않는 한쪽 부모가 아이를
접촉한다면 불현듯 찾아가기보다 지속적이고
일관된 만남을 갖는 게 좋다． 예측
가능한 일이 아이들에게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취학전 아동은 선악을
구별할 줄 안다． 때문에 부모 이혼이
자기탓이라는 생각을 갖기 쉽다． 부모가
자신을 버렸다는 데 쉽게 상처받는다．
부모는 아이에게 전혀 책임이 없고，
양쪽 부모 사랑이 변함없다는 사실을
확신시켜줘야 한다．
청소년기
이전 초등학생은 감정적 혼란이 크다．
다른 한쪽 부모를비난하며 한쪽 부모와
편가르기를 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감정을 달래주고 분노를 풀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청소년기 자녀에게도 부모
지도가 필요하다． 양쪽 부모가 함께
협력할 수 있다면 더 좋다． 부모가
사려 깊게 대처한다면 비교적 빠른 시간안에
아이는 균형감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혼사실에
대한 부모 설명은 자녀 적응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경혜（서울대·아동가정학）교수는
말한다． 『엄마 아빠가 더 이상 결혼생활을
계속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유를 밝힌다． 아이가
반발하더라도 동기를 정당화할 필요는 없다．
자녀가 있는 데에서 이혼 상대방을 욕한다거나，
이혼 부모 사이 전갈을 아이를 통해
전달하는 것은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
재혼을 한다면 그 계획을 자녀에게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다．〈이미경기자〉[조선일보 97/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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