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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1.울리히 벡 부부 '사랑의 본질' 사랑이 뭐길래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열정 쾌락 신뢰를 주고, 권태 배신 분노 절망을 주기도 하는가. 현대의 연애소설, 영화, 대중가요는 각기 다양한 사랑의 지형도를 보여주면서 그 본질을 설명하고 있다. 울리히 벡 부부의 공저 `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 란'(새물결 간)은 이러한 현대적 사랑의 본질을 사회학적으로 잘 설명 한 재미있는 책이다. 사랑은 외로움을 피하기 위해 누군가와 가까워지 는 동시에 독립적이고 자율적이고 싶은 꿈이다. 저자들은 현대인의 사 랑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진정한 자아 찾기의 결과라고 본다. 그들에 의하면, 국가 계급 직장은 더 이상 현대인이 자신의 실존을 느끼는 곳 이 아니다. 현대인은 성별, 가족, 직업적 역할을 확립시킨 산업사회의 구조로부터 탈피한 자아를 만나고 싶어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확실한 사회관계보다 성적 욕망과 사랑의 감정에 삶의 의미를 부여한다. 구멍난 사회적 안전망에서 개인이 안전과 위안 을 찾을 수 있는 곳은 사랑뿐인 것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마음속에 사 랑이란 종교의 사원을 짓고 외적인 힘과 전통에 저항한다. 때로 사랑은 가족적 결속과 단절하라고 고무하거나 강요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배우 자를 배신하고 자녀를 포기하는 것도 사랑의 위반이 아니라 또 다른 사랑의 증거가 된다. 극단적인 방식, 무책임한 행동도 사랑의 감정에 충실한 것이라면 연인들 사이에 받아들여진다. 사랑은 의사 교환 및 상호 동의로 연인들 스스로가 규칙을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이렇게 지극히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체 험에 의해 정당화된다. 현대의 사랑은 탈전통적이고 더 이상 법률적 의무나 도덕에 의해 방해받지 않는다. 저자들은 이러한 사랑에의 몰입 이 교육, 직업, 입법, 가족 생활의 변화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그러나 낭만적 사랑으로 맺어진 결혼도 1, 2 년 후면 식어버리고, 설거지, 섹스 체위, 외도, 자녀 등이 부부갈등의 크고 작은 문제로 등 장한다. 개인의 자유와 가족 사이에 갈등은 항상 존재한다. 그래서 사 람들은 이혼을 하지만 또 다시 사랑의 열병에 빠져 재혼을 하고 똑같은 갈등에 직면한다. 그래서 동거, 계약 결혼, 미혼모자 가정, 독신생활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도 한다. 사랑의 모순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저자들은 당사자들이 솔직한 자세로 타협하는 상호통제가 필요하 다고 본다. 결혼 계약서를 상세하게 작성하는 것도 사랑의 상처를 최 소화하는 타협의 한 자세일 수 있다. 벡 부부는 현대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른 사랑과 결혼의 의미 변화를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례와 풍부한 인용구를 동반한 자 상한 설명이 가슴에 와 닿는다. 애인을 갈망하는 사람, 배우자에게 폭 빠졌거나 불만족스런 사람, 상심한 사람, 이 모두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현택수/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조선99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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