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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 토머스무어 '섹스의 영혼' 세기말에 고개를 드는 성적인 기호와 이미지의 범람. 그곳에는 섹스만이 난무할 뿐 육체와 정신을 이어주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가 없다. 최근 번역·출간된 「섹스의 영혼」(생각의 나무·정명진 옮김)은 숭고함과 풍요로움이 깃든 섹스의 의미를 탐구한다. 미국의 심리치료사인 저자 토머스 무어는 신화·철학·예술 속에 나타나는 성적 욕망의 근원을 폭넓게 고찰함으로써 섹스를 통해 꽃피우는 인간 영혼의 풍성함을 드러내 보인다. 그에 따르면 현대인들은 에로스에 대한 지독한 편견을 갖고 있다. 에로스를 육체적인 성행위로만 국한시켜 가장 저급한 형태의 섹스로만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에로스는 육체적으로만 표현되는 섹스가 아니다. 에로스는 육체적인 것과 정서적인 것의 의미있는 결합으로 나타난다. 그 결합을 통해 육체적 만족뿐만이 아니라 영혼의 교감을 얻게 해준다. 무어는 「섹스는 숭고하다」고 선언하면서 고대 동·서양인들이 가졌던 섹스에 대한 건강한 인식을 펼쳐 보인다. 그는 『인도의 남근상과 여음상은 종교적 경외감을, 고대 그리스·로마의 성적인 조각물은 창의적인 영감을 상징한다』고 말한다. 무어는 『영혼이 깃든 풍요로운 섹스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엄격한 도덕주의와 섹스중독이 교차하는 위선적인 성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섹스를 단순한 육체적 접촉이 아닌 감정이나 상상력, 인간관계 등이 반영된 에로스로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향] 1999/1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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