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1

제 2 장 왕과 함께 노래를.

아가 1:8-2:7

임의 발자취

여인들 가운데서도 빼어나게 아리따운 여인아,
네가 정말 모르겠거든,
양 떼의 발자취를 따라가거라.
양치기들이 장막을 친 곳이 나오거든
그 곁에서 너의 어린 염소 떼를 치며 기다려 보아라.
아가서 1:8

주님이 가신 길을 알려면 양떼의 발자취를 따라가야 합니다. 술람미는 스스로 검다며 겸손해 하고 수줍어할 때 그녀의 친구들은 그녀를 아리따운 여자라고 칭송해 주었습니다. 계속해서 술람미가 애타게 목자를 찾고 있을 때 그들은 목자를 찾는 좋은 방법까지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목자가 양떼 먹이는 곳을 알려면 양떼의 발자국을 따라서 가면 주님을 찾을수 있다고 합니다. 목자는 양떼의 앞에 서서 인도해 가기 때문에 그 발자국만 찾아가면 거기에 목자가 있습니다. 또 양은 앞서가는 목자가 보이지 않더라도 앞선 양의 발자취만 보고 따라가면 종국에 목자가 인도하는 곳에 이르게 됩니다.

오래전에 우리나라에 고려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고려장에 얽힌 사연들이 많습니다. 아들이 늙은 어머님을 항아리에 넣어 지게에 지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 갑니다. 첩첩 산중 인적이라곤 전혀 없는 곳에 늙은 어머니를 내려놓고 길을 내려 오려고 산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허겁지겁 산길을 오르느라고 그만 내려가는 길을 기억해 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모습을 보고 있던 노모님이 걱정스런 표정을 하면서 아들에게 일러 줍니다.
"네가 올라오는 동안 옷을 찢어서 드문드문 던져 놓았다 안심하고 내려가거라"
이 말을 듣고 아들은 늙은 어머님을 붙잡고 통곡하고 나서 어머님을 항아리에 다시 넣어 지고서 표시를 따라 내려 왔다고 합니다.

우리는 양떼의 발자국인 믿음의 선진들을 따라가서 주님을 만날수가 있습니다. 또한 주님의 발자국를 따라가서 천국에 도달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선 성도들의 길은 좁은 길입니다. 뿐만아니라 사랑하는 님의 발자취는 고난의 길이요 십자가의 길입니다. 눈물없이는 못가는 길이요, 핏자국을 찍지 않고 옮길수 없는 발걸음입니다. 앞서가신 믿음의 사람들도 모두 좁은 이길 따라서 천국까지 가셨습니다. 일본의 신사참배의 넓고 쉬운 길보다 차라리 날카로운 못 위를 걸으면서 피의 발자국을 남겼던 주 기철 목사는 양떼의 발자국을 따라가는 믿음의 선진이였습니다. 주님은 지금 아가서를 인용하여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
나를 찾으려거든 양떼의 발자국을 따르라 !"
당신은 지금 믿음의 선진들의 발자국을 따라가고 있습니까?

내 사랑아 !

내 사랑아 내가 너를 바로의 병거의 준마에 비하였구나
네 두 뺨은 땋은 머리털로,네 목은 구슬 꿰미로 아름답구나
우리가 너를 위하여 금사슬을 은을 박아 만들리라.
아가서 1: 9-10

내 사랑아! 이라 부르며 솔로몬 왕이 술람미를 먼저 칭찬하며 사랑을 말하고 있습니다. "내 사랑아 내가 너를 바로의 병거의 준마에 비하였구나 네 두 뺨은 땋은 머리털로, 네 목은 구슬 꿰미로 아름답구나!" 왕이 술람미를 칭찬한 그 모습은 바로 주님께서 성도를 사랑하는 표본입니다. 내가 먼저 주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한 것이 아니라 주님이 먼저 사랑한다고 말해 주셨습니다. 내가 먼저 주님을 찾아간 것이 아니라 주님이 먼저 나를 찾아주셨습니다.

어떤 여자가 하루 일해서 받은 ???한 드라크마를 그만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등불을 동원하여 온 방안을 샅샅이 뒤지고 쓸고하여 가까스로 귀중한 금화를 찾았습니다. 그래서 여자는 이웃들을 불러모아 놓고 함께 즐거워 하며 기뻐했습니다(눅 15:8-9). 드라크마는 본래 금화와 같이 귀중한 존재였다가 잃어버란바 된 나입니다. 그리고 드라크마를 찾는 여자는 주님입니다. 주님은 잃어버린바 된 당신을 찾고나서 얼마나 기뻐했는 아십니까? 하늘에서 천군천사들과 함께 큰 잔치를 배설하고 기뻐하셨습니다(눅 15:10). 성도는 여기에서 깨지고 부서지고 녹아져야 합니다. 대관절 내가 무엇이관대 이렇게 사랑해 주시는 걸까? Why me? 내가 누구관대 천하를 호령하시며 다스리시는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께서 먼지만도 못한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찾아주셔서 자녀 삼아 주셨습니까? 주님앞에 엎드려 절하며 통회해야 합니다. 이것이 성도가 누려야 할 감격입니다. 하늘의 뭇별과 같은 수많은 사람중에 너는 내것이라! 당신을 지명하여 택정하시고 사랑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스뱌냐는 벅찬 감동을 이기지 못하고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시라
그가 너로 인하여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인하여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 시리라 하리라(습 3:17)

행동의 신앙고백

왕이 상에 앉았을 때에
나의 나도 기름이 향기를 토하였구나
나의 사랑하는 자는 내 품 가운데 몰약 향낭이요.
아가서 1:12-13

솔로몬 왕의 칭찬에 이어 이제 술람미의 고백이 이어집니다. 주님의 칭찬에 이어진 성도의 신앙고백입니다. 먼저 왕으로 묘사합니다. "왕이 상에 앉았을 때에" 왕이 상에 앉았다는 말은 함께 식사하기 위해 나아왔음을 의미합니다. 고대 근동의 관습상 이러한 행위는 지극히 친밀한 교제를 나누는 대상에게만 주어졌습니다. 성도는 왕의 상에 앉아서 함께 먹으며 친밀하게 교제합니다. 술람미는 왕과 함께 상을 가운데 놓고 마주 앉아서 즐기게 되었습니다. 왕이신 주님과 성도간의 사랑의 교제입니다. 모든 것은 이미 풍성하게 차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주님은 십자가 위에서 다 이루었다고 말씀 하셨기 때문입니다(요19:30).
"다 이루었다!"
"테텔레스타이 !"의 뜻은 '다 완수했다' '다 청산했다' '다 끝마쳤다' '다 성취했다' '다 지불했다'등 여러가지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테텔레스타이!라고 분명하게 말씀 하셨습니다.

이제 성도는 만왕의 왕이신 주님과 함께 마주 앉아서 먹고 마시며 즐기는 것입니다. 마치 2,000년전 주님과 함께 먹고 마셨던 사람들처럼 지금도 주님과 함께 앉아서 주님이 먹는 것을 같이 먹습니다. 주님은 어베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성도의 신앙생활은 상을 가운데 두고 주님과 마주보고 앉아서 교제하는 삶이여야 합니다. 왕의 상위에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무뉘가 조각된 그릇에 채워진 온갖 좋은 음식들이 가득합니다. 기도의 그릇안에 기도의 말씀을 먹습니다. 이것은 기도의 응답입니다. 천사가 심부름 합니다. 또한 믿음의 그릇안에 믿음이 가득합니다. 그 믿음의 말씀을 가져다 드시면 됩니다. 산을 옮기는 믿음이 주어질 것입니다. 소망의 그릇에 소망의 말씀을 먹습니다. 치유의 그릇에는 치유가 가득합니다. 역시 가져다 드십시오! 질병이 떠나갑니다. 지혜가 필요하십니까? 지혜의 그릇에서 자유롭게 드십시오. 지혜가 주어질 것입니다.

일찍이 다윗은 여호와의 상에서 야훼와 함께 먹고 마셨던 사람이였습니다. 시 23:1절에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5절에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베푸시고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주님과 함께 상에서 먹으면 부족함이 없습니다. 또한 술람미는 '나의 나드 기름이 향기를 토하였다'고 고백합니다. 즉, 임금님이 몸을 누이신 방에 나드 향내 그득 채우리라는 신앙고백입니다. 성경에 삼백 데나리온이 넘는 비싼 나드를 가져다가 예수님의 발에 붓고 그의 머리털로 주님의 발을 씻는 희한한 광경을 볼수 있습니다. 요 12: 3에 "마리아는 지극히 비싼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근을 가져다가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의 발을 씻으니 향유 냄새가 집에 가득 하더라" 마리아는 지금 신앙고백을 행동으로 하고 있습니다. 고전 11:5절에는 긴머리는 여자의 영광이라고 말합니다. 마리아는 사람의 지체중 가장 영광스러운 부분인 긴 머리카락을 역시 사람의 지체중 가장 하챦은 부분을 씻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님에 대한 사랑을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하며 춤추고 있습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나의 사랑은 이것입니다.
나의 유일한 물질인 나드 한근을 부어 드립니다.
이것은 나의 전부입니다. 받으시옵소서,
주님 !
나는 주님을 이렇게 사랑합니다. 마리아는 땋은 머리털을 풀어 헤치며 주님의 발을 씻어 드렸습니다. 마리아의 신앙고백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예배의 한 장면입니다. 행동으로 신앙을 고백하는 성도를 향하여 주님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내 사랑아! 너의 향기가 좋구나, 네 두 뺨은 땋은 머리털로, 네 목은 구슬 꿰미로 아름답구나"(9절)라며 사랑해 주었을 때 술람미는 향수를 가져다가 왕의 발에 붓고 머리를 풀어서 주님의 발을 씻어드렸습니다. 이것은 듀엣으로 부르는 왕과 술람미의 노래입니다. 주님과 성도가 듀엣으로 불러야 하는 노래입니다. 예배는 주님과 성도가 듀엣으로 드리는 노래이여야 합니다. 그래서 예배는 거룩한 잔치집이 되어야 합니다. 주님과 성도가 듀엣으로 부르는 노래는 감동적인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주님은 성도에게 "내 사랑아!"라고 노래합니다. 이제 성도는 "주님 나도 주님을 사랑합니다"라고 신앙을 고백합니다. 듀엣으로 부르는 노래중의 노래입니다.

그림같은 집을 짖고

나의 사랑, 멋있어라.
나를 이렇게 황홀하게 하시는 그대 !
우리의 침실은 푸른 풀밭이라오.
우리 집 들보는 백향목이요,
우리 집 서까래는 전나무라오.
아가서 1:16,17

내가 사춘기의 열병을 앓던 시절에 트렌지스터 라디오를 켜면 여지없이 흘러나오는 가요는 '님과 함께"였습니다. 가사인즉,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백년 살고 싶어...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본문의 내용을 묵상하면서 '님과 함께'를 떠올린 것입니다. 푸르른 녹음에 둘러싸인 쾌청한 환경에 백향목을 깎아 기둥을 세우고 잣나무로 지붕을 덮어 만든 집은 차라리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거기에 사랑하는 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할 때 레바논 산에서 백향목을 찍어다가 사용했습니다. 백향목은 레바논의 명물입니다. 백향목은 레바논이라는 토양에서만 잘 자라기 때문입니다. 토양에 따라 열매의 맛이 달라지는 것은 상식에 속합니다. 같은 사과라도 대구의 토양에서 자라는 사과 가 더 맛이 좋습니다. 수박은 무등산에서 나는 것이라야 꿀맛이 나고, 옥수수는 역시 강원도라는 토양에서 나야 찰지고 쫄깃한 특유의 맛이 납니다. 대신 강원도에서 나는 감자는 '물감자'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물감자'가 아닌 '밤감자'는 아무래도 따스한 햇빛을 받고 자란 남쪽의 토양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좋은 성도가 되기 위해서 오직 좋은 말씀의 토양에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백향목은 30-40미터 이상 자라며 그 곁 가지가 10미터씩 자란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명이 1,000년 입니다. 썩지도 않고 벌레가 먹지도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백향목의 특징은 향기를 내 뿜는 것입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하늘을 찌를 듯이 힘있게 솟은 하얀 나무들, 그리고 10미터씩 자라서 늘어진 가지들, 이제 산들바람이 흐느적거리면 백향목은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 레바논 땅은 온통 백향목의 향기가 진동하게 됨니다. 그러므로 백향목은 이스라엘의 영광을 상징하며(민24:6), 그리스도의 영광,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상징합니다(겔17:20). 성령님의 임재의 상징입니다.

지붕을 덮은 재료로 사용한 잣나무는 상록수로 사시 장청하고 절개 불변의 표상을 가진 나무입니다. 잣나무 역시 30미터로 자라며 하나님께서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라고 지시하시면서 그 재료로 잣나무를 사용하도록 하셨습니다(창6:14).

신랑과 신부는 아름다운 환경가운데 백향목과 잣나무로 지은 그림같은 집에서 사랑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림같은 이 집은 영원하지 못합니다. 한 백년 뿐입니다. 더 이상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집에서의 사랑마져도 유한합니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집도 세월이 흐르고 흘러서 주인들은 늙고 병들어 저들의 사랑마져 마치 길가의 이름모를 꽃처럼 시들어버리고 건물까지도 낡아지고 ??고 허물어져서 달이 밝은 밤에 짐승 우는 소리가 들리는 날, 마치 그곳은 박쥐가 날아 다니는 유령의 집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혜를 뽐내며 권세와 부귀를 자랑하던 솔로몬 왕도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전도자가 가로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 1:2).
그러므로 성도의 영원한 집은 저 천국에 지어진 집이여야 합니다. 천국에 있는 우리의 처소가 솔로몬과 술람미의 집보다 더욱 아름답고 멋지며 영원합니다. 솔로몬과 술람미가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사랑을 나누는 광경은 마치 성도들의 영원한 처소인 천국의 생활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에 불과합니다. 분명히 천국에 우리의 거할 처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약속하셨습니다.

요한복음 14:1-3에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일렀으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러 가노니
가서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 그렇습니다. 이제 당신은 "님과 함께"의 가사를 바꾸어 부를때가 되었습니다. 그 옛날 가수가 했던 대로 폼을 잡아 보십시오. 일어서서 옷깃을 세우고, 그리고 손에는 마이크 대신 아무것이나 들고 있으면 좋습니다.
쨘쨔자--
다리를 흔들고 춤을 추시면서--

"저 푸른 천국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예수님과 영원히 살고 싶어..."
어떻습니까, 아멘입니까?
그렇다면 지금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잠시 하나님을 높여 드리는 박수라도 힘있게 쳐 드리십시요!

가시에 찔린 백홥화

나는 사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로구나
여자들 중에 내 사랑은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 같구나.
아가서2:1-2.

솔로몬 왕이 사랑하는 신부는 골짜기의 백합화였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가시나무 가운데 있는 백합화였습니다. 아름다운 정원에 화려하게 피어나 그 자태를 뽐내는 백합화가 아닌 어느 이름모를 골짜기 가시나무 가운데 홀로 피어나 청초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더욱 연민의 정을 자아냅니다. 왕이 사랑한 신부는 빼어난 미모와 색시한 몸매를 자랑하는 여자가 아니였습니다. 오히려 골짜기 가시나무 가운데 핀 백합화라는 사실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이것은 분명히 성도를 가르키는 것입니다. 예표론적인 의미에서 이 '백합화'는 아담의 범죄 결과 죄인된 뭇사람들 가운데 거듭나 고귀하고 순결하게 된 성도들을 암시합니다(창 3:17; 롬 5:16). 그러므로 성도는 마치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가시나무 가운데 함초롬이 피어난 백합화 같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당신은 가시나무 가운데 있는 백합화이여야 합니다. 그래서 왕되신 주님의 사랑을 받을수 있습니다. 동쪽에도 가시, 서쪽에도 가시, 남쪽에도 가시, 북쪽에도 가시로 둘러 쌓인 백합화는 어느날 갑짜기 바람이 불어 흔들리면서 이리 찢기고 저리 찢기면서도 오직 백합화로 남아서 향기를 뿜어 내는 것입니다. 찢기면 찢기울수록 향기는 더욱 강하게 뿜어냅니다.

스데반은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였습니다. 그가 복음을 전하다가 잡혀 유대인의 손에 넘겨졌을 때 그의 주위에는 온통 돌을 들어 사정없이 내리치는 가시나무 뿐이였습니다. 스데반은 가시에 찔려 머리가 깨지고 얼굴이 일그러지고 가슴이 터져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고통가운데 죽어가고 있으면서도 그의 입술은 향기를 발하고 있습니다. "무릎을 꿇고 크게 불러 가로되 주여 이 죄를 저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행7:59). 뿐만 아니라 돌에 맞아 죽어가는 스데반의 얼굴이 고통가운데 일그러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의 얼굴은 천사의 얼굴과 같았습니다.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인 성도는 고통 중에도 얼굴이 일그러지기는 커녕 오히려 천사의 얼굴을 해야 합니다. 스데반이 천사의 얼굴을 할수 있었던 그 비밀이 어디에 있습니까? 이 비밀은 간단합니다. 그가 열린 하늘위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의 보좌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열려진 하늘위로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아 계시던 주님께서 벌떡 일어서시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벌떡 일어서셔서 스데반을 응원하십니다.
사랑하는 스데반 나의 종아 !
조금만 참아라
그리하면 내가 너를 영접하여 주리라
조금만 참고 너의 입술에서 저주를 빼어버려라
너의 얼굴에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워버려라
잠시 잠간후면 내가 너를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영원히 있게 하리라 !
이렇게 격려와 응원을 하고 있는 주님을 스데반은 영안을 열고 볼수 있었기 때문에 그의 얼굴은 천사의 얼굴을 할수 있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당신이 주님의 신부가 사실이라면, 당신의 주위에는 온통 가시입니다. 그러므로 바람이 불면 당신은 가시에 찔릴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백합화는 가시를 이길수 없기 때문입니다. 질병의 가시, 실패의 가시, 패배의 가시, 고독의 가시가 찔려올 때 성도는 하늘을 쳐다 보아야 합니다. 거기에 하늘이 열리면서 하나님의 영광의 보좌와 일어서신 주님을 보실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이러한 주님의 음성을 들을수 있을 것입니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사41:10).

주님께서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를 두신 이유가 있습니다. 염소에게 뜯어 먹히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못된 들짐승들이 마음대로 짓밟아 버리지 못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백합화를 아름답고 순수하게 보존하기 위해서입니다.

꽃 중의 꽃이라고 늘 뽐내던 장미가 어느 날 하나님께 불평을 털어 놓았습니다. "하나님, 저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만드셨으면서 왜 볼품없고 따 가운 가시를 주셔서 벌이나 나비가 절 멀리하게 하셨습니까? 부디 가시를 없애주세요." 하나님은 아무 말없이 장미의 소원을 들어주셨습니다. 장미는 너무나 기뻐서 한껏 우쭐대며 나비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 때 저 멀리서 자기를 뜯어 먹으러 오는 염소의 거만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장미는 그때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나님은 장미에게 다시 가시를 달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자들 중에 내 사랑은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 같구나."(아 2:2)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마 10:16)

당신은 온통 가시로 둘러싸여 있습니까?
안심하십시오, 바울도 일생동안 가시에 찔렸고, 예수님도 가시에 찔리셨습니다. 가시 면류관을 쓰신 주님께서 도와 주십니다. 그 가시가 어떤 가시이든지 상관없습니다. 질병의 가시이든지, 문제의 가시이든지, 실패의 가시이든지, 음모와 배신의 가시이든지 주님께 맡기십시오, 그리고 주님을 바라 보십시오! 마치 활짝 핀 백합화처럼, 천사의 얼굴을 한 스데반처럼, 하나님을 바라보십시오. 닫혔던 하늘이 다시 열릴것입니다.

사랑의 체험

숲 속 잡목 사이에 사과나무 한 그루,
남자들 가운데서도 나의 사랑 임이 바로 그렇다오.
그 그늘 아래 앉아서 달콤한 그 열매를 맛보았어요.
아가서 1:2:3

술람미는 사랑의 깊은 체험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는 왕의 그늘 아래 앉아서 심히 기뻐하며 달콤한 그 열매로 인하여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곧, 성도의 십자가 사랑의 체험에 대한 고백일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성도의 사랑을 말할 때 주님의 피묻은 십자가가 배제된 사랑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리도록 진실된 사랑은 오직 갈보리 십자가에서만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달콤한 그 열매를 맛보았어요."(3절)
십자가의 사랑은 지식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의 사랑은 맛을 보아 알아야 합니다. 직접 몸으로 십자가의 고통을 체험해 야 합니다. 그래서 살이 찢어지고, 피가 터지고, 뼈가 부서지는 고통가운데 체험된 십자가의 사랑의 맛은 쓰도록 달콤해야 합니다. 당신이 믿어지지 않으면 직접 체험해 보는 방법밖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당신은 타임머신을 타고 2,00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그래서 해골의 골자기라 부르는 골고다를 찾으면 그곳에 두 강도와 함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메달려 있는 것을 발견하실 것입니다. 지체하지 마시고 예수님의 십자가 밑으로 가서 무릎을 꿇으십시오.
"주여 나의 구주가 되시옵소서 !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라고 고백하십시오.
그리하면 십자가에서 흘려내리는 붉은 핏 방울이 당신을 때릴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올것입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사 53:5)

진하고 굵은 선지피 방울이 당신 위에 떨어질 때 비로써 당신의 모든 허물과 죄악은 용서받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징계를 받을 자리에서 오히려 평화를 누리고, 질병으로 죽어야 할 당신의 육신이 즉시로 치유받게 됩니다. 당신을 덮고 있던 흑암의 세력이 떠나가고 마음속의 모든 고통은 사라질 것입니다. 이제 당신의 영안이 활짝 열려지면서 주님의 십자가의 비밀들이 보여질 것입니다. 그 비밀중에 사랑이라는 비밀이 깨달아 지면서 당신은 더 이상 호홉조차 할수 없게 될 것이고 지금까지 맛보지 못했던 가장 달콤한 사랑의 열매를 맛보실수 있을 것입니다.

"달콤한 그 열매를 맛보았어요"
그 달콤한 사랑의 열매는 전능자 하나님입니다. 지성소인 성령님이십니다.

베이트 하야인

임은 나를 이끌고 잔칫집으로 갔어요.
임의 사랑이 내 위에 깃발처럼 펄럭이어요.
아가서 2:4

왕은 술람미를 잔치집으로 인도합니다(4절). '잔치집'으로 번역된 히브리어의 '베이트 하야인'은 '포도주를 마시는 방이나, 집'을 의미합니다. 불교는 초상집과 같고, 유교는 제삿집과 같습니다. 그러나 기독교는 잔치집의 분위기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성도에게 더 이상 슬픔은 무의미합니다. 잔치집에는 기쁨을 주는 포도주가 있기 때문입니다. 왕이 술람미를 인도했던 베이트 하야인(포도주를 마시는 집)은 성령님을 상징합니다. 주님은 성도를 성령님께로 인도해 주시고 승천하셨습니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시리니"(요 14:16) "그러하나 내가 너희에게 실상을 말하노니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내가 떠나가지 아니하면 보혜사가 너희에게로 오시지 아니할 것이요 가면 내가 그를 너희에게로 보내리니"(요 16:7)

주님께서 약속하신 성령님은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일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오순절날이 이미 이르매 저희가 다 같이 한 곳에 모였더니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저희 앉은 온 집에 가득하며 불의 혀같이 갈라지는 것이 저희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임하여 있더니 저희가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방언으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행 2:1-4) 이제 성도와 함께 동행하시는 분은 성 삼위중 성령하나님이십니다. 그 성령님을 모시고 살아야 합니다. 성도의 몸은 성령님을 모시는 전입니다.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뇨"(고후 3:16). 이것은 실로 엄청난 축복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영이 내안에 계심이여 ! 뿐만 아니라 보혜사 성령님은 당신의 옆에서 돕습니다. 실제적으로 도와줍니다.

복음전도자인 '본케'목사님이 이런 간증을 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저를 몹시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점쟁이나 무당들입니다. 그 사 람들은 본케 목사가 아프리카에 온 다음부터 자기들의 사업이 망했다고 하여 싫어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보혈로 구원받고 새사람이 되어서 더 이상 무당이나 점쟁이를 찾아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많은 무당들이 저를 대적했고 도전해 왔습니다. 하루는 무당 네 사람이 저를 찾아왔는데 모두 백인들이었고, 아프리카와 구라파에서 왔다고 했습니다.그들은 시간을 정해서 갑자기 난동을 부리려고 마음을 먹은 것 같았습니다. 저는 가만히 앉아서 설교할 기회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성령으로 충만해 있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옷을 입듯 마귀에게 잡혀 있었습니다. 저는 성령으로만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제게 “본케 목사님, 설교하지 마세요. 설교하시면 큰일납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마이크를 들고
할렐루야 !
라고 크게 외쳤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아십니까? 네 명의 무당이 갑자기 한 명씩 쾅쾅 쓰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옆에서 도우시는 보혜사 성령님이 하신 일입니다. 성령님께서 저들을 꺼꾸러 뜨린 것입니다.

당신은 아직도 무기력한 신앙생활을 하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당신은 신실하신 예수님을 욕보이고 계십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을 거짖말장이로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심하고 있는 그 자체가 예수님을 모욕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에 당신이 진짜 성도라면, 지극히 정상적인 그리스도인이라면, 예수님의 언약이 믿어져야 합니다. 예수님은 승천하여 하나님 보좌 우편에 계십니다. 그리고 약속하신 성령님을 이미 보내 주셨습니다. 그 분은 우리곁에 와 계십니다. 이 땅에 오신 성령님은 땅속에 계시지 않습니다. 물속에 계시지 않습니다. 나무속에나 바위속에 계시지도 않으시며 인격체로 실제 우리와 함께 계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성도는 동상을 만들어 거기에 절할 필요도 없고 나무나 바위에 물떠 놓고 빌것도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실존하시는 전능하시는 분을 의지하기 때문입니다.
그 분을 인정해 드리십시오.
그 분을 거룩한 친구로 삼으십시오.
그 분과 상담하십오.
그 분과 친교를 나누십시오.
그 분과 사랑을 나누십시오.
성령님은 기뻐하실 것입니다. 만족해 하실 것입니다. 왕이신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셔서 '베이트 하야인'으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주님께서 포도주를 마시는 집으로 초대한 것은 곧 기쁨과 환희의 자리에 초대한 것을 의미합니다. 성령으로 인도함입니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이라"(갈 5:22) 그 기쁨과 환희와 사랑은 성도에게 승리의 깃발이 되어 이 순간도 계속해서 펄럭이고 있습니다(4절).

비틀거리며

건포도 과자를 주세요.
힘을 좀 내게요.
사과를 좀 주세요. 기운 좀 차리게요.
사랑하다가 나는 그만 병들었다오"
임께서 왼팔로는 나의 머리를 고이시고,
오른팔로는 나를 안아 주시네.
아가서 2:5-6

베이트 하야인(포도주를 마시는 방)으로 인도받은 술람미는 미칠정도로 사랑과 기쁨에 취했습니다. 술람미는 왕의 사랑에 너무도 깊이 젖어들어 몸이 탈진되는 듯하였고 왕을 열망한 나머지 그만 넋이 나가 버린 듯 하였습니다. 그 사랑이 신기하고 놀라와서 급기야 사랑의 열병에 걸려 버리고 말았습니다.(5절) 그래서 원기를 회복하려고 건포도와 사과를 달라고 왕에게 청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이 너무 지극해서 성도의 영혼은 그 사랑에 흠뻑 적셔져야 합니다. 깨달아진 주님의 사랑의 그 가치 때문에 몸이 녹는 듯 하고 마침내 신음하다가 자리에 누울 정도로 주님을 뜨겁게 사랑해야 합니다. 스코틀랜드의 복음주의자인 '존 웰츠'(John Welch)는 마지막 병석에서 하나님을 몸으로 느끼며 즐거워하는 일에 어찌나 젖었던지 가끔 이렇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주님! 당신의 손을 제발 거두어 주십시오.
저는 이제 충분합니다.
저는 한 토기 그릇에 불과합니다.
주님의 한없이 부드러운 손을 더 이상 감당할수 없습니다.
당신의 손을 어서 거두어 주십시오"라며 감격했다고 합니다.

다니엘도 이상 중에 주님의 만져주심을 체험하고 나서 그 몸이 힘이 빠졌고 주님의 음성을 들었을 때 얼굴을 땅에 대고 깊이 잠이 들었습니다.(단 10:4-9) 포도주를 마시는 방은 성령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령안에서의 기쁨과 감격을 체험하는 것을 말합니다.

중공군 포로수용소 병원에서 중공군 환자들을 돌보다 죽은 맹의순 선생은 주님의 사랑을 체험한 사람이였습니다. 그는 평양 장태현(章台峴)교회 맹관호 장로의 아들이었습니다. 부친 맹장로는 평양의 소문난 부자였다고 합니다. 그의 가족은 6.25전에 서울로 월남하였습니다. 그는 Y전문학교 신과에 입학하여 다니다가 목사가 되기 위해 조선 신학교로 편입하였습니다. 그리고 서울역앞 N 교회 중등부를 맡아서 봉사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6.25가 터져서 남쪽으로 피난 가던 길목에서 미군의 포로가 되었습니다. 당시 미국 사람들은 최전선 2마일 안에서 잡힌 사람은 피난민이건 학생이건 간에 모두를 포로로 취급하였습니다. 이유없이 그는 거제도 포로 수용소 신세를 지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곳에서 예배를 드리고 말도 통하지 않는 중공군 환자들을 돌보아주다 석방을 앞둔 채 쓰러져 죽었습니다. 그는 젊은 나이에 포로수용소의 밀알이 되었습니다. 그때 그의 도움을 받았던 중공군 포로 환자들이 그의 죽음을 이렇게 추도했습니다.

맹의순 선생 영전에 드립니다.
평화의 왕자, 화평의 사도(使徒), 인애(仁愛)의 왕, 우리에게 사랑의 주인이셨던 맹의순 선생이 가시다니......
오늘 밤, 귀교회에서 우리의 위로자였고, 사랑과 존경의 표적이었던 맹선생의 추도 예배를 드린다기에 우리 모든 사람들의 뜻을 모아 서둘러서 이 글월을 드립니다.
우리는 서로 말이 통하지 않던 이방인들이었습니다. 우리처럼 포로의 옷을 입은 그가 미국 군인 의사들을 도우며 우리의 병동을 찾아오던 초기에 우리는 그를 경멸하고 무시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늘 온화했고, 우리를 돕는 그의 행동은 희생 정신으로 언제나 꾸밈없이 여일 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대개가 그 무엇인가에 대해서 몹시 화를 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적(敵)이 따로 없었습니다. 나라(祖國, 國家)에 대해서도 특별한 생각을 가질 줄 몰랐습니다. 그저 전쟁(戰爭)이라는 것에 대해서 화가 났고 우리를 전장(戰場)에 보낸 사람들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그들을 죽도록 원망했습니다. 그러한 우리들에게 맹선생은 십자가의 도를 가르치기 시작하셨습니다. 우리 동료 중에 글씨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일일이 글씨를 가르치며 선생은 찬미가(讚美歌)를 불러 주셨고 나무십자가를 안고 다니며 그 뜻을 성심껏 전해 주셨습니다.

선생은 새벽 한 시, 두 시면 늘 병동에 오셨습니다. 초저녁에 치료와 간병을 맡았던 사람들도 모두 물러가고 나서 중환자들이 심하고 무거운 고통에 시달리는 그 시간에 선생은 고통을 다스리는 천사로 우리들 앞에 오시는 것이었습니다. 선생은 하늘에서 보낸 천사였습니다.
깊은 밤 신음 소리가 낙수처럼 쏟아질 때 선생은 인자의 큰 그릇이 되어 우리들의 온갖 고통과 신음을 다 받아 담고 고통과 신음을 들어냄으로써 하나하나 편안히 잠들도록 잠재워주시는 천사로 오시는 것이었습니다.
선생의 한 손에는 성경책이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물통이 들려져 있었습니다. 선생은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를 골고루 만져주고 주물러주면서 그렇게도 간절하게 기도를 하십니다. 우리는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의 기도를 듣고 있으면 기승 하던 고통은 사라지고 신음과 함께 목이 타서 잠 못 이루던 육체가 편안한 잠의 품에 안기게 되고는 하였습니다.

겨울이면 따뜻한 물로 여름이면 시원한 물로 우리들의 얼굴을 씻어 주고 손을 닦아주십니다. 때로는 발도 씻겨 주십니다. 넉넉지 않은 수건을 정성껏 깨끗하게 빨아가며 한 사람 한 사람 고루 씻어 주십니다. 선생의 손에는 신비한 힘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 손이 얼굴에 닿으면 시원하고 가벼워지는 것입니다. 선생이 발을 씻겨 주시면 천상에나 오른 것처럼 평화로워고 마음에 걸리는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염치없이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그 분의 손으로 씻기는 것을 바랬습니다. 선생은 우리의 더러워진 육체를 구석구석 닦아주시면서 그 부드러운 음성으로 나직하게 노래하고는 하셨습니다. 눈을 감고 들으면 그 노래는 천사의 옷깃 스치는 소리 같기도 했고 천사가 안고 있는 하늘나라의 악기가 울리는 것 같은 소리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선생에게서 사랑의 신이 계시다는 것을 보고 깨닫고 알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말이 필요 없었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별로 불편해 할 일이 없었습니다.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것은 잘 사는 사람 몇몇이 우리들의 기회를 다 빼앗아 저들만 기름지게 살고 우리는 가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모택동(毛澤東)의 깃발 아래 모여 공산주의만 잘하면 잘 살 수 있다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되려면 미국이나 구라파에 있는 몇몇 나라들과 싸워서 이겨야 한다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우리는 포로가 되었고 그렇게 되고 보니 쓰레기 같은 낡은 누더기로 무장된 총받이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고, 너무나 많은 친구들이 무더기 무더기로 죽어 갔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우리는 붙잡혀 포로가 되고, 팔 잘린 자, 다리 잘린 자, 눈 잃은 자, 살점 달아난 자, 동상으로 살이 문드러진 자가 되어 적군의 손으로 치료를 받는 신세가 된 것입니다. 될대로 되라는 심사와 끝없는 원망과 증오가 굳어져서 우리의 마음은 깜깜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그 자리에 맹선생이 오셨습니다. 맹선생의 숨결은 우리의 그 두꺼운 껍데기를 녹여 주셨습니다. 얼음장처럼 차고 두껍고 어둡던 그 마음의 문을 기도와 친미와 손을 대어 만져 주던 그 사랑으로 녹게 해주셨습니다. 그 사랑의 따뜻함이, 철문(鐵門)이 되어 단단하게 빗장 질러졌던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 주시고 빗장이 풀리게 해주셨습니다. 십자가의 도가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사랑의 시작이 예수 그 분임을 알았습니다. 십자가는 나의 죄의 모양이고 내 죄로 해서 예수가 그 위에서 죽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한국말을 알고 있는 동료가 그분의 말씀을 통역하거나 옮겨 베껴서 우리가 성경을 배울 수 있도록 했고 찬미가도 부르게 해주었습니다. 맹선생이 지켜 주시는 밤은 어둠이 아니었습니다. 맹선생이 함께 하시는 밤은 고통이 아니었습니다. 선생은 우리를 공격하는 고통을 막아 주시는 기도의 용사였습니다. 우리를 낙담케 하는 외로움을 쫓아주시던 파수꾼이었습니다. 우리는 포로의 신세가 되었을 때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하고 통탄을 했습니다. 이 낯선 땅, 엉뚱한 곳에서 우리가 왜 포로로 남겨져야 하는 것인지 기가 막힐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맹선생과 함께 지내면서 그 분께 가르침을 받은 후에, 우리들 몇 사람은 기쁘고 신기한 놀라움에 이따금 혼자서 고개를 끄떡이고는 합니다.

중국 땅에서 복음이 지워지고 그 담장이 하늘 끝까지 닿을 만큼 높이 두꺼워지자, 하나님께서는 복음을 받아들일 몇 사람을 위해서 우리를 이 땅으로 밀어내신 것입니다. 우리는 전쟁의 총부리를 한국 사람에게 들이대기 위하여 온 사람들이 아니라, 이 땅에서 복음의 생명수를 받아 마시기 위해서 보내어진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누가 무어라 하여도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8월 11알 새벽에도 선생은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몇몇 사람은 잠이 들어 있었지만 우리들은 거의 다 선생께서 석방되시리라는 소문을 듣고 있었기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선생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물통과 성경책 그리고 번역한 찬송가를 베껴 쓴 종이 한 묶음을 들고 오셨습니다. 깨어 있는 사람들에게 그 종이를 나누어주시고 종이 말미에 적힌 대로 내일은 이곳을 떠나게 된다는 인사를 하셨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침대머리에 꿇어앉아 그 손을 붙잡고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잠들어 있는 사람에게도 그렇게 하셨습니다. 중환자들한테 가셔서는 얼굴 씻기고 발 씻기는 일을 다른 날과 다름없이 하셨습니다. 선생은 환자들을 씻겨 주시면서 베껴서 나눠주신 찬송가를 나직하게 부르셨습니다.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하나님이 함께 계셔
훈계로서 인도하며 도와주시기를 바라네.
위태한 일 면케 하고 품어 주시기를 바라네
주의 크신 사랑 안에 지켜 주시기를 바라네.
다시 만날 때 다시 만날 때 우리 서로 만날 때
다시 만날 때 다시 만날 때 주님 함께 계심 바라네

우리는 그 곡조를 배워가며 조금씩 따라 불렀습니다.
선생은 한 사람 한 사람 중환자를 씻기시며 울고 계셨습니다. 우리도 따라 울었습니다. 전쟁이 나던 해 그 해 초겨울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거의 빠지는 일없이 이 낯설고 말 안 통하는 이국인들의 병실을 찾아 주신 분, 이제 우리가 그 분을 잃는다 생각하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습니다. 선생은 석방이 되셔도 이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본다고 하셨지만 우리는 암담했습니다.

마지막 환자를 다 씻기고 일어난 선생은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시편 23편을 우리말로 더듬더듬 읽어 주셨습니다. 선생은 그 성경 말씀을 중국어로 베껴 가지고 틈틈이 우리에게 읽어 들려 주셨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초장에 누이시며 쉴만한 물 가으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베푸시고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나의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정녕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다 봉독하신 뒤 높은 곳을 바라보시며 다시 한번 말씀하셨습니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
우리는 다 그의 얼굴을 보며 그 말씀을 따라 외었습니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

그 얼굴의 화평함이 우리를 안위해 주었습니다. 그 평화의 미소가 우리에게는 하나의 약속이었습니다. 선생은 마지막 환자를 씻겨낸 물통과 대야를 들고 일어나셨습니다. 그 순간 어딘지 먼 곳을 향해 높고 높은 그 곳을 바라보며 남겨두고 가시는 우리들을 부탁하시는 듯 높은 곳을 바라보시던 그대로 그 자리에 쓰러지셨습니다.

미국인 의사들이 달려오고 앰블런스가 와서 선생을 실어 간 뒤 우리는 자책하며 울부짖었습니다. "염치없는 우리들이 선생의 생명을 빼앗았다. 우리가 선생을 돌아가시게 했다."고... 그 아침이 다 밝아 일과가 시작되었을 때 우리는 선생께서 우리에게 전해 주신 사랑의 신(神) 예수께 간절하게 눈물로 기도했으나 우리에게 전해진 것은 선생이 운명하셨다는 소식이었습니 다.

우리는 모두 통곡합니다.
우리는 모두 통곡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맹선생을 만나기 위해서라도 예수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어쩌면 맹선생은 우리와 함께 계시기 위해 이 세상을 떠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십자가의 길 위에서만 우리는 맹선생과 함께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어디에 있든지 어디로 가든지, 맹선생이 주신 그 사랑을 키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그 씨앗을 뿌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통곡합니다.
우리는 모두 통곡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버려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맹선생과 함께 주 안에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통곡합니다.

거제리 포로 수용소 중공군 병동의 환자들 일동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한 없는 하나님의 사랑, 다 기록할수 없겠네
하나님의 크신 사랑, 그 어찌 다 쓸까
저 하늘 높이 쌓아도 채우지 못하리
하나님 크신 사랑은 측량다 못하며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 성도여 찬양하세.

차례로가죠
아니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