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 7
꽃들은 꽃말을 한다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으라고
꽃들은 입을 열어 꽃말을 한다
개나리 언덕에 피어
봄의 희망을
백목련 가지에 피어 고귀한 정신을
민들레 꽃씨로 날아
짓밟혀도 일어서는 이 땅의 생명을
봄꽃은 봄에 피어 봄을 말한다
봄꽃은 봄에 피어
이런 말도 한다
진달래 산하를 물들여도 봄은 아직 멀었다고
찢긴 꽃 밟힌 꽃 꺾인 꽃
모가지 잘린 꽃
피 흘리는 꽃
아아, 마침내 온몸에 불 붙은 꽃
봄은 아직 멀었다고
싸우는 꽃 쫓기는 꽃
쓰러진 꽃
아아, 끝내는 창살 아래 피었다 지는 꽃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으라고
꽃들은 지면서도 꽃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