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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편 혹시나? 역시나! (This Time)
- 99년 1월 19일 화요일 방송 -
♠ 번 역 : 이 명 연
♠ 연 출 : 김 박
-왔어?
-안녕, 토니?
별일이네
에릭이 있는 곳에
카렌이 없다니
그 두 사람 어제 헤어졌대
어떻게 알아?
슬픔에 잠긴 카렌을
내가 어제 위로해줬거든
에릭처럼 이기적인 애와는
헤어지는 게 좋아
제니에게 몹쓸 짓을
한 걸 생각하면...
난 아무렇지도 않아
벌써 6달 전의 일인 걸
너 대단하다
만일 내 남자친구가
연극 상대역하고 눈이 맞아서
날 눅눅해진 과자처럼
내팽겨쳤다면
난 폐인이 됐을 거야
난 그 방면에 강하거든
-됐어, 됐어!
-뭐가, 뭐가?
산타바바라에서
연주회를 하기로 했어
자그마치 250달러짜리야!
뭔가 잊고있나 본데
산타바바라는 차로 2시간이야
악기는 어떻게 옮길래?
차만 구하면 되잖아
-내가 다 알아서 할게
-그 말이 더 무섭다
끝내주는 차지, 안 그래?
도둑맞을 염려는 없겠다
이런 고물차는
돈주고 버려야 되겠다
그래도 와이퍼하고
공기청정기는 새 거야
이래봬도 구 동독의
벌판을 주름잡던 차라구
어쨌든 악기를 싣고
가기만 하면 되잖아
그래, 칠을 새로 하면
괜찮아 보일 거야
범퍼에 옛날 스티커가
붙어있어
"전쟁이 아닌 사랑을"
"민중에게 힘을"
"핵무기 결사 반대"
역사의 아픔이
한 눈에 보이네
난 몸으로 느껴진다!
구식 테잎이야
"파트리지 가족"?
-차라리 우리가 낫지?
-제니!
자동차가...?
아니, 에릭이
거실에서 기다린다
같이 가줄게
천만에,
넌 여기서 이 사태를 설명해
어물쩡 넘어갈 생각 말고!
멋지죠?
마치 구시대의 화석 같잖아요
이제는 퇴물이 된 60년대의
역사적 소산이죠
나도 60년대 세대야
여기서 퇴물이란 품격 높은
문화적 골동품을 의미해요
-저희들의 새 자동차예요
-일명 "드림 카"라고 하죠
이걸 여기에 둘 생각이면
꿈 깨라
데니스
여긴 엄마가 알아서 할 테니
넌 밖에 나가 놀아라
가서 동물원의 사자 앞에서나
깐죽대라!
엄마랑 약속했었지?
엄마 차를 밖에 주차하는 대신
연습은 이 안에서 하겠다고
알았어요, 차 뺄게요
슬라이?
알았어
우리가
너무 욕심을 부렸나 봐요
에릭, 그냥 가줄래?
너무 약해
이 자기 밖에 모르는
바람둥이야, 나가 죽어!
-이건 너무 세
-맞아
-마지막 말은 너무 세
-여긴 왜 왔어?
-할 얘기가 있어서
-난 없어
내가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알아?
날 미친 개 사냥하듯이
몰아서
결국엔 쏴 죽이는
상상을 할 정도였지?
쪽집게네
아빠, 에릭 아시죠?
널 한 달 내내
방 안에서 울게 만들었던
배신자 배우 녀석 말이냐?
자넨 잘 살았나?
네, 아버님은요?
제니만 안 울면
나도 잘 지내지
-아빠, 이건 우리 문제예요
-알았다
난 우유 마시러 온 거라네
아빠, 제발!
미안하다
난 없다고 생각하렴
계속해, 에릭
내가 한 행동에 대해선
사과할게
너하고 다시 사귀고 싶어
-아빠!
-알았다, 가마
-뭐라고 해야할지...
-그냥 생각해보겠다고만 해
난 변했어, 요즘엔 거울도
하루에 11번 밖에 안 본다구
장족의 발전이구나
설사 네가 변했다고 해도
왜 내가 네게
기회를 줘야 되지?
네가 그리웠어
난 아직도 널 사랑해
-아빠!
-미안하다
생각 좀 해봐야겠어
이만 가줘
-괜찮니?
-응
-얘기 좀 할래?
-아니
에릭하고 다시 사귈 거니?
모르겠어
얘기 정말 즐거웠다
잘 자라
그냥 혼자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서 그래
내가 필요하면
어릴 때처럼 벽을 두드려
야구 방망이 말고 손으로!
맷!
-왜?
-고마워
왜 그랬나요?
난 기다리고 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모르겠어요
당신이 떠난 지금도
난 노력하고 있는데
영원히 끝나지 않는
치유할 수 없는 상처
이번에는
방법이 있을 거예요
이번에는
달라질 거예요
이번에는
방법이 있을 거예요
이번에는
떠나지 않겠어요
행복한 꿈이 사라지기 전에
날 깨워주세요
아직 끝난 게 아녜요
뭔가 방법이 있을 거예요
이번에는
도망가지 않겠어요
당신 곁에 있겠어요
이번에는
이번에는
에릭?
나야
됐어, 렌치 줘
에릭은 못 믿을 녀석이야
자기 밖에 모른다구
제니에게
또 다시 상처를 줄 거야
-뭐가 그렇게 잘났대?
-렌치 줘
-어?
-렌치 달라구!
됐어!
이제 힘이 넘칠 거야
시동 걸어봐
-알았어
-이번에는 제발 성공하길...
잠깐만
시동 걸지 마
시동 걸라고?
시동 꺼!
안 다쳤니?
-괜찮아?
-잠깐만
이제 괜찮아
-너희들 에릭 알지?
-안녕?
-오후의 리허설 잊지 마
-알아, 4시지?
내가 대사 외우는 걸
도와주기로 했잖아
참, 그랬지!
미안하지만 난 연습 못하겠다
에릭이 "오페라의 유령"에서
주인공을 맡아서 도와줘야 돼
-축하한다, 에릭
-고맙습니다
-너희들은 축하 안 하니?
-축하한다
또 보자
설명 좀 해볼래?
이 역사적인 퇴물이
왜 아직도 여기 있지?
그게...
이제 조금만 더 손보면
새 차처럼 달려나갈 거예요
직접 보기 전엔 못 믿겠다
빨리 고치는 게 좋을 거야
"아침에 출항 준비를
하시더군요"
"몸은 가지만 마음은 당신과 함께
이 섬에 있을 거요"
잠깐만, "오페라의 유령"에
섬이 왜 나와?
그냥 계속 해
"해적과 사랑에 빠지지
말았어야 했어요"
"그래도 이 외로운 해적에게
키스의 즐거움을"
"선사해주지 않겠소?"
"제 입술은 당신 거예요"
괜찮지?
내가 지어낸 거야
저런, 제비 같은 녀석!
낭만적이다!
진정으로 여자를 아는 남자에겐
저런 대본 따윈 필요 없어
안 그래?
마지막 대사가 뭐였지?
그만 쉬고 차나 고치자
차 대신 내가 쫓겨나기 전에
안녕? 환상적인 화음이야!
노래 좋다, 맷
티파니, 목소리 너무 멋져
물론 토니도 잘 했고
좋아, 인심쓴다
이제라도 와줘서 고맙다
연습하자
잠깐만, 얘들아!
너희들이 여기서 떠드는 바람에
내가 일을 못하겠어
차고에 자리가 없어서
그래요
이 엄마가 인상쓰는 이유
아는 사람?
사랑해요, 엄마
정말 정말 사랑해요
우리 모두 사랑해요
아부해도 소용없다
차 치워
-그래, 그 고물차 어서 치워
-아저씨, 제발요
와, 파티다!
여보세요?
잠깐만 기다려
제니!
여보세요?
에릭! 뭐라고?
알았어
-나 갈게, 나중에 봐
-뭐?
에릭의 공연이 앞당겨졌대
리허설도 안 하고 가?
미안해, 하지만
오늘이 개막이란 말야
그 이기적인 녀석이
이번에도 네 인생을
맘대로 조종하게 놔둘 거야?
누가 누굴 조종한다는 거야?
근거를 하나만 대봐
지금도 에릭 때문에
연습을 빠지고
차 고칠 때도 에릭과 만나느라
나타나지도 않고
게다가 에릭이
선탠을 해야된다면서
화요일엔 학교까지
빼먹었잖아
-그리고...
-그만해!
너 탐정 개업했니?
탐정이 아니라도
그쯤은 다 알아
정말로 내 인생을
좌지우지하려는 사람은
-바로 너야!
-나?
내 행복은 상관없고
밴드만 중요하지?
난 네가 또 다시
상처받길 원하지 않아
나가!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아
좋아, 내일 공연 준비나
제대로 해 놔
천만에, 내일밤엔 에릭하고
연극부 파티에 갈 거야
네멋대로 해
차를 고쳤어요
그래?
뭐가 고장이었니?
배터리, 배기관,
냉각기를 다 점검한 끝에
결국 연료 쪽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아냈죠
-연료관이 막혔었구나?
-네
막힌 게 아니라
비어있었어요
-기름이 없었단 말야?
-그래
계기판의 빨간 불이
심심해서 들어오는 줄 아냐?
-그건 실수였어
-멍청해야 가능한 실수지
-어쨌든 고쳤으니까 가자
-글쎄...
제니 없이 한다는 게
마음에 걸려
연극부 파티에 가서
한 번 더 설득해보자
-포기해, 이미 늦었어
-포기?
콜럼버스가 포기했다면
미대륙을 발견 못했을 거야
아인슈타인이 포기했다면
상대성 원리도 없었을 거고
도로시가 포기했다면
아직도 오즈의 나라에 갇혀서
과자로 된 남편과
과자로 된 애를 낳고
강아지 토토에겐 과자로 된
뼈다귀를 주고 있을 거라구!
-알았어, 설득해볼게
-안 내키면 관두고
파티에 온 여배우들 중에서
팬클럽 회원을 뽑자
꿈 깨고
넌 주유소에나 갔다 와
제니
여기서 혼자 무슨 생각해?
연주회에 못 가는 게
마음에 걸려
-그런 건 잊어버려
-이제껏 한 번도 안 빠졌는데
좀 빠져도 괜찮아
친구들을 소개시켜줄게
다들 날 칭찬하느라 난리야
왔니?
연극 봤어? 나 잘했지?
우린 못 봤어
그거 안됐구나
얘기하고 와
제니, 네 오빠 맷이 왔어
맷이 할 말이 있대
우리 사이의 불화로 인해
밴드에 지장이 없었으면 해
우리 서로 나쁜 감정은
잠시 접어두자
이기적인 애랑 사귀는
이기적인 애라서 그건 못하겠어
오빠에게 좀 전해줄래?
내가 누굴 사귀든
참견 좀 하지 말라구
맷, 제니가 미안하대
토니, 동생에게 좀 전해줄래?
여기 온 게 후회된다구
제니, 맷이 여기 온 게
후회된대
난 좋은데
네가 에릭을 좋아한다면
더 이상 싸우기 싫어
어쩌면 에릭도
바뀌었는지 모르지
그러길 바란다
얘들아, 연주회에 가야지
맨 앞줄에서 네게 미소를
던지던 애가 바로 나였어
내 남자한테 꼬리치지 마!
왜 그랬어?
이만 가야되니까 그렇지
더 이상 묻지 마
에릭!
왜?
바깥바람 좀 쐬고 오자
파티가 끝나면
다같이 바닷가로 갈 거야
지금 우리 둘이서 가자
내가 주인공인데
어떻게 자리를 비워?
마음이 불편해서 못 참겠어
-얘기 좀 해
-나중에 하자
너 때문에 중요한 파티를
포기하라는 거야?
난 너 때문에
중요한 연주회를 포기했어
안 중요하니까
포기한 거 아냐?
나라면 너 때문에
공연을 포기하진 않아
-뭐라고?
-사실이잖아
이건 내 연극부 파티야
이기적으로 네 감정만
챙기지 말라구
자, 가서 재미있게 놀자
-아무래도 안되겠어
-뭐?
넌 멋진 애야
세련되고 재능있고
낭만적이고
하지만 맷 말대로
넌 하나도 안 변했어
난 변했어
최선을 다했다구
-이 정도론 안돼
-뭐?
나도 내 인생이 있어
네 그늘에서 살 순 없다구
잘 있어
왜 네가 운전을 해?
네 엉터리 운전면허를
못 믿어서 그런다
-제일 멋있는 내가 운전할게
-꿈 깨
운전은 내가 해야 돼
연주회도 차도
다 내 작품이잖아
기름 때문에
헛고생시켜놓고?
-맞아, 이 바보야
-바보라고 하지마
-바보!
-경고했어
-바보!
-그만 해!
바보, 바보, 바보...
열쇠를 가진 이상
운전수는 나야
조수석!
아직 안 갔구나
어떻게 된 거야?
-파티는 끝났어?
-그런 셈이지
-에릭하고 헤어졌어
-이런!
괜찮아?
내가 가서 때려줄까?
난 괜찮아
맷!
사과할게
내가 정말 잘못했어
네 말이 옳았어
누가 옳았으면 어때?
네가 상처받는 게 싫었을 뿐이야
미안해
됐어
연주회에 늦지 않으려면
출발해야지
제니 네가
조수석에 앉아라
-왜 제니가...?
-닥쳐, 바보야
-바보라고 하지 마
-바보!
-그만해!
-바보, 바보,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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