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오늘은 5월 18일 이다
처음으로 서울에서 5.18추모 행사가 공식적으로 열렸다고 한다.
공식이 되는 것과 비공식으로 남아있는 것의 차이는 뭔가 싶다.
찬물과 뜨거운 물이 각각 다른 그릇에 있는데, 그것이 섞여 미지근해 지는 게 공식적이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열이라는 것이 어떤 형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전달되면서 전체의 온도를 내려가 평형에 이르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소위 말하는 보수의 시작인 것이다. 화학적으로 평형이란 끊임없이 정반응과 역반응이 일어나고 있는 상태이나, 겉보기에는 변화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말한다. 그럼 우리의 보수 사회도 이런 역반응이 일어나고 있는걸까?
쉽게 무뎌지고, 쉽게 잊는 우리에게 역반응은 분명히 존재해야 하나, 일어나기 어려운 높은 자유에너지의 반응임에 틀림없다. 누가 자유에너지를 낮춰줄 것인가!
그래서 나는 솔직히 두렵다.
나의 대학 시절 나를 못살게 굴었던 세가지 중 하나가 바로 광주민중항쟁이다. 그것이 그런식으로 미지근해 지면서 사람들 속에 사라져 버릴까봐 솔직히 무섭다. 잊지 않고 사는 법. 아주 낮은 자유에너지값을 가지고 사는 법. 그게 과연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