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편 벤드 전쟁(Battle of The Bands)
- 99년 1월 4일 월요일 방송 -
♠ 번 역 : 이 명 연
♠ 연 출 : 김 박
티파니, 지금까지
파도 탄 거야?
학교가 개학하기 전에
원 없이 타야 되잖아
학교의 '학'자도 꺼내지 마
신난다
학교가 월요일에 개학이야
또 '학'자!
"학"교 가는 게
뭐가 그렇게 좋니?
이번 학기에 난 최고로 주목받는
남학생이 될 거거든
나 귀 뚫을 거야
세트로 할
진주 목걸이도 샀냐?
정말 썰렁하다
코미디 프로 좀 봐라
여자들은 귀 뚫은 남자라면
사족을 못 쓴다구
-안녕, 맷
-안녕, 앤젤라
얘기 즐거웠어
잘 가
너한테 반했나 봐
앤젤라와 난 너무 달라
난 록을 하고
저앤 고전 음악 동아리 회장인 걸
게다가 좀 덜렁대서
좀이라니? 앤젤라라면
주차돼 있는 차에도 칠 거다
그러지 말고 기회를 줘 봐
그렇게 심하진 않잖아
퍼시픽 코스트 고교 밴드 경연
상금 500달러
빵빵!
이것 좀 봐
우리학교
밴드 경연이 다음 주래
너무 들뜨지 마
또 '브래들리와 억만장자'에게
질 거야
작년에 그 도련님들 때문에
재능 없고 가능성 없는
하층민 바보가 됐었지
브래들리네 집이 이사갔대
맷, 한 숨 돌렸겠다?
-무슨 뜻이야?
-왜 이래?
넌 평생 번번이
브래들리에게 졌잖아
초등학교 3학년 때
받아쓰기에선 이겼어
'감자'를 틀리게 써서
졌잖아
브래들리 얘긴 그만해
상금 500달러를 위해선
피나게 연습해야 돼
연습, 연습!
꾀부릴 시간이 없어!
임무 완수!
끝, 수고했다
너희들은
소음 공해 방지법도 모르니?
브래들리?
넌 이사간 줄 알았는데?
갔는데, 근처의 더 큰 집으로
옮긴 거야
질긴 이웃 사촌이군
실망했니, 맷?
올해는 내가 없어져서
이길 거라고 기대했었나 보지?
승부는 아직 안 났어
포기해
넌 나한테 져
동전 던지기를 해도 질 걸?
뭘 믿고 그렇게
자신만만해 하는 거야?
-앞, 뒤?
-앞!
뒷면이야
-삼세판!
-넌 안 돼
-저런 녀석한테 휘둘리지 마
-그래, 우리까지 창피하다
더는 못 참아
내 집에서 나가!
잘 있어라, 패배자
못 참겠어
왜 결과를
내일까지 기다려야 하지?
난 좋아
예상해보는 것도 재밌잖아
이겼을까? 졌을까?
소름끼치게 좋아
티파니, 네 목소리 무서워
긴장 풀어
슬라이님이 결과를 알아왔어
심사 과정은 비공개잖아
너 도청이라도 했냐?
뭘 찾으러 환풍구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들은 거야
도청이든 아니든
우승자가 누구야?
-없어
-뭐?
우리하고 억만장자가 동점이라
금요일에 결선을 한 대
-우린 끝났어
-단념은 일러
들어봐, 풋볼팀 주장 딕은
억만장자를 찍었고
학생회장 수지는
우리를 찍었어
결정권은
앤젤라에게 있네?
그래서 맷의 역할이 중요해
앤젤라는 맷을 좋아하니까
데이트만 해주면 끝나
난 앤젤라를
좋아하지도 않아
누가 결혼하래냐?
그냥 살살 꼬시기만 해
안 돼
그건 비도덕적이야
-사기라구
-하지만 효과 만점이지
난 브래들리를 비겁한 방법으로
이기고 싶진 않아
비겁한 게 어디가 어때서?
토니, 준비 다 됐어
한방에 뚫어주는 가게에
내일로 예약해 놨지
내일?
오늘밤 당장 데이트가 있는데?
날짜를 당길 수 있나
알아볼게
너 다시 봐야겠다
난 한 달이나 망설였는데
너 용감하다?
-용감?
-그래
난 그 총만 생각해도
속이 메슥거린다
총이라니?
총으로 귓바퀴에다가
바늘을 쏘거든
안 아프다고 하는데
난 벌에 쏘인 것 같더라
그것도 말벌...
아냐, 전갈이다, 전갈
오늘 세 시로 예약을 바꿨어
오늘? 무슨 소리야?
안 돼!
아저씨가 연장 근무를
해달라고 했단 말야!
그냥 순수하게
저녁 식사 한 번만 해
그만 좀 따라다녀
난 절대로 데이트 안 해
오, 맷!
우리 우승 기념 파티장으로
디즈니랜드를 예약했는데, 너도 와
구피 인형 안에 들어갈 사람이
필요하거든
앤젤라가
오늘밤 약속이 있을까?
사랑한다, 친구야
그만두자
난 도저히 못하겠어
-내가 대신 말해줄게
-네가?
내가 더듬거리는 거 봤어?
-데이트한 여자가 수도 없다구
-한 번 만나고 채여서 탈이지
내가 도와줄게
어서
-안녕, 맷
-안녕, 앤젤라
앤젤라, 저...
네가 정...말 예쁘다는 말을
하려는 거야
고마워
뭘, 너...
너 요즘 만나는 사람
있냐고 묻는데?
아니, 없어
다행이다, 그러면...
꿀 먹은 벙어리 짓은
이걸로 충분해
오늘밤
맷하고 저녁식사 어때?
-좋아
-됐어, 6시에 데리러 간대
잘 된 것 같아
잘 해 봐
데이트 복장으론
방수용 옷을 준비하자
토니?
그 가게 오후 내내 문 연다니까
지금 귀 뚫으러 가자
총 쏘는 가게 말야?
생각해 보니까
난 귀 안 뚫어도 멋있는 것 같아
그래, 알겠어
겁먹었구나
겁먹었다고?
숙녀 분들, "토니의 겁쟁이 피라밋"을
아시나요?
맨 위칸은
겁이라곤 전혀 없는 나
내 아래가 마이클 조단과
덴젤 워싱턴
그 다음이 실베스터 스탤론과
아놀드 슈워제네거
그 아래가 여러분 주위의
얼간이 겁쟁이 친구들
그리고 그 한참 밑이
잔뜩 웅크린 고양이 같은
너희 여자들이지
내 앞에서 감히
용기를 말하지 마
잔뜩 웅크린 고양이?
인정하긴 싫지만
오늘 일 정말 뜻밖이야
넌 나한테
관심 없어 보였거든
친구들이 나도 몰랐던 관심을
일깨워주었어
고마운 친구들이네
넌 평소하고 많이 틀리다
예쁘고...
평소엔 안 예뻤다는 게
아니라
그냥 오늘은
분위기가 다르다구
-이런!
-무슨 말인 지 알아
콘택트 렌즈를 끼고
머리를 내렸어
이제 덜렁대지만 않으면
괜찮을 텐데
-잘하고 있어
-고마워
괜찮아
큰 불도 아닌데
미안해
괜찮아
물도 얼마 없었어
늘 이렇게 엉망이야
그래서 데이트도 못 하겠어
집에 데려다 줘
내 빵칼로 널 찌르기 전에
진정하고 얘기나 하자
그래, 그러자
안 되겠어
우린 너무 달라
네 말이 맞아
오해는 하지 마
넌 좋은 애야
하지만 넌 고전 음악파고
난 록앤롤파야
네가 베토벤이라면
난 비틀즈라구
-나 비틀즈 좋아해
-그래?
그럼, 난 음악은 다 좋아
저번 주 토요일엔
U2 콘서트에도 갔었는 걸
나도 셋째 줄 중앙에 있었어
-U2의 침으로 목욕을 했지
-좋았겠다
-새 앨범 샀어?
-물론이야
하지만
난 초기 음악이 더 좋아
나도 "핏빛 일요일"이 좋아
의식 있는 제목이지?
-그래
-그래
연습시간이 1시간이나 지났는데
맷은 어디 있는 거야?
한 시간은
60분, 즉 3,600초야
내 인생을 3,600,000×0.0001초나
헛되이 보내다니!
좀 봐 줘
우리의 승리를 위해
앤젤라와 바닷가에 갔잖아
사고로
익사나 안 당했으면...
저렇게 건강하게 돌아왔네
사기 잘 쳤어?
굳이 말하자면
더 이상 연습할 필요 없어
됐어!
우리가 이겼어!
불쌍한 브래들리, 샘통이다!
내 말을 오해했나본데
이길 가망이 없으니까
연습이 필요 없다는 거야
무슨 소리야?
난 앤젤라가 좋아
사실대로 말할래
앤젤라에게 털어놓으면
화가 나서
우릴 떨어뜨릴 거고
넌 브래들리에게
또 다시 지게 되는데?
그래도 그건 못 할 짓이야
앤젤라가 좋아지기 시작한
지금은 더더욱 못 해
정말 낭만적이야
같은 식당에
같은 테이블이라니
웨이터는 바뀐 것 같다
정말 뜻밖인데?
-너희 둘이 손님이라니
-여기서 뭐해?
내가
너희들의 담당 웨이터야
오늘의 요리로는
"패자의 라자냐"와
"입 다문 스파게티",
"침묵의 파스타"가 있습니다
똑똑히 들으셨죠?
조금 이따 주문할게
그러세요, 기다리죠
자리 좀 비켜줄래?
무슨 일이야?
좋아, 사실대로 말할게
난 네 표를 얻으려고
널 좋아하는 척 했어
미안해
하지만 지금은 척하는 게 아냐
널 정말로 좋아해
무슨 말인 지 알지?
물론이야, 알고 말고
마지막으로 말하는데
난 전혀 무섭지 않아!
안 무섭다면
지금 우리가 뚫어줄게
-뭐라고?
-난 귀 뚫어 준 경험 많아
내 귀도 티파니가 뚫어줬는데
감염된 게 이틀이면 낫더라
아냐, 괜찮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
하나도 안 귀찮아
여기 앉아
이 바늘이면 잘 뚫릴 거야
이런 식으로
귀뚫는 줄은 몰랐어
네가 무섭다면 그만두고
-안 무섭다고 했잖아
-그럼 좋아
얼음을 갖다댄 것 뿐이야
정말 안 무섭니?
차가워서 놀란 것 뿐이야
하나만 물어볼게
너 혈우병 있니?
혈우병?
잘 모르겠는데
됐다, 고놈 참
빨갛게 잘 달아올랐네!
바늘이 귓바퀴를 통과하면
피 터지는 소리가 날 거야
알았어, 터진다고...
좋아, 하나, 둘, 셋
잘 자, 웅크린 고양이 동지!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어요
브래들리와 억만장자
다음 밴드는
'캘리포니아 드림'입니다
좋아, 시작하자
하나, 둘, 셋, 넷!
힘겨워서 울고팠던 시간들
너무나도 차가운 세상
어떡해야 견딜 수 있는지
때론 정말 모르겠어요
벼랑 끝으로 떨어질 때
당신을 잡아줄 사람
기나긴 밤
당신을 지탱해 줄 사람
나에게 기대요
내가 기댈 수 있도록
내 손을 잡고
함께 헤쳐나가요
비바람이 불면
든든한 휴식처가 돼줄께요
추운 겨울에도
따뜻하게 해줄께요
내 마음은
영원히 변하지 않아요
바로 나예요
실망시키지 않을께요
나에게 기대요
벼랑 끝으로 떨어질 때
당신을 잡아줄 사람
기나긴 밤
당신을 지탱해 줄 사람
나에게 기대요
내가 기댈 수 있도록
내 손을 잡고
함께 헤쳐나가요
비바람이 불면
든든한 휴식처가 돼 줄께요
수고하셨어요,
캘리포니아 드림
잠시 후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훌륭한 연주였어
행운을 빈다
행운은 필요 없어
실력으로 이길 거니까
잘 들어, 네가 아무리 날 이겨도
진짜 패배자는 너야
심사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500달러의 상금이 주어지는
밴드 경연 대회의 우승자는
캘리포니아 드림!
앤젤라
왜 나를 뽑았니?
난 널 속였는데
너희들이 더 잘했으니까
잠깐만
우승 축하 파티에
와주지 않을래?
이제 안 그래도 돼
대회도 끝났으니
연극은 그만해
-연극이 아냐
-그걸 어떻게 믿어?
널 좋아하지 않는다면
힘들게 이걸 구하지 않았을 거야
-베토벤 콘서트표?
-갈 거지?
글쎄... 물론이야!
가고 말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