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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편 돌아온 엄마 (Mother ＆ Child Reunion)
- 99년 1월 5일 화요일 방송 -
♠ 번 역 : 이 명 연
♠ 연 출 : 김 박
슬라이!
슬라이한테
너무 그러지 마
연주회 한 지
한 달 밖에 안 됐어
한 달이 아니라 32일이야
어짜피 기대는 안 했지만
"드림"이란 이름이
너무 태평스러워
이미지 전환이 필요해
필요한 건 이미지 전환이
아니라 연습이야
댄스 음악을
늘리는 건 어때?
그러지 말고
매니저를 바꾸자
-멜로디!
-안녕?
반가워
못 본 사이에 근사해졌다
너야말로
정말 멋있어졌는데
-나 누군지 몰라?
-그럴 리가, 넌...
그러니까...
그래, 누군지 모르겠어
나야, 주디
스미스 부인!
인기 있는 밴드는
쇠붙이 같은 걸 달고 다닌다구
그런 건 필요없어
우린 이대로가 좋아
너희들끼리 계속해라
난 가서 빨래해야 돼
아빠가 요즘 바쁘시거든
농담이 아냐
엘비스는 앞머리를 세웠고
록 그룹은 문신을 새겨
힙합 가수는 팬티가 보이도록
바지를 내려입고
-티파니도 알아?
-아직 몰라
-쟤들 기억나?
-제니하고 맷이잖아
-나 누군지 알겠니?
-물론이죠
그러니까...
-모르겠어요
-세상에!
티파니의 어머니시죠?
티파니도 오신 걸 알아요?
집에 갔는데 아무도 없더라
그러다가 제니 생각이 나서
이리로 온 거야
-티파니랑 아직도 친하지?
-제일 친해요
둘이서 놀던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
티파니는 자기가 동화 나라에
산다고 상상했고
넌 항상 현실을
깨우쳐주려고 애썼지
아닌 건 아니죠
넌 정말 사격장에서
입 벌리고 있는 바보 인형 같아
네 머리에선
어떤 소리가 나냐?
손님이 계신 줄 몰랐어요
이런 손님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죠!
수많은 남자들이
찬사를 바쳐왔을 테지만
저 또한
아니 바칠 수 없군요
티파니의 어머니셔
그런 거짓말로
숙녀분을 독차지하려 하다니
슬라이
정말로 티파니의 어머니셔
너나 잘해 봐라
-티파니는 어디 있니?
-방금 집에 갔어요
티파니가 많이 놀랄 테니까
우리가 먼저 알린 뒤에
만나시는 게 어떨까요?
그거 좋은 생각이구나
고맙다, 그게 좋겠어
우리가 가서 잘 얘기할께요
슬라이는 떼놓고 갈께요
-안녕, 티파니?
-안녕?
어서 들어와
조심해! 그 인형들은
내가 아끼는 거야
튼튼하게 생겼는데
뭘 그래?
와줘서 기뻐
우리 얘길 듣고 나면
별로 안 기쁠 수도...
혹시나 그렇단 얘기야
그러니까...
그렇게 웃지 말고
진지하게 들어
티파니!
원래 이렇게 생겨먹은 걸
어떡해?
내가 말할게
엄마가 십 년 전에 도망가서
소식 한 번 없는 사람
손들어!
-소식이 왔다면?
-슬라이!
너희 어머니가 돌아오셨어
널 만나고 싶으시대
엄마가?
우리 엄마가 돌아왔다구?
너무 잘됐다!
-돌아오셔서 기쁘니?
-그럼!
널 버린 어머니라며
화를 낼 줄 알았는데
엄마를 원망하진 않아
그 때 엄만 너무 젊었고
브로드웨이에서 춤 출 기회를
저버릴 수 없었겠지
물론 아빠는 상처를
받으셨지만
난 이제 돌아오셨다니
빨리 만나고 싶어
잘 됐다, 네가 이렇게
기분이 좋으니까
이 정도는 봐줄 거지?
티파니, 어머니가 오셨다
사실은 너무 긴장돼
나 안 만날래
긴장할 거 없어
천만에
날 미워하시면 어떡해?
내가 바보 같은 말을 하거나
트림을 하면 어떡하지?
내가 네 입장이라면
넌 뭐라고 말할래?
두려움을 극복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만약 닐 암스트롱이
겁쟁이였다면
우린 달나라 구경도
못 했을 것이고
마이클 잭슨의 "문워커"도
없었을 거야
알았어, 만날께
너 말고 티파니가 가야지!
좋아, 만나러 가겠어
엄마 만나러 가니?
-바보 같은 말하면 안 된다
-어서 가!
그게 뭐야?
연기를 뿜어서
안개를 만드는 기계야
상상해 봐
무대에 자욱한 안개를 뚫고
등장하는 밴드!
짜잔!
오빠 부대가
기절초풍할 거야
-집어 쳐
-해보면 너도 맘에 들 걸
이 순간을 10년 동안
기다려왔지만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어
할 얘기가 산더미일 텐데
뭘 그래?
날 용서해줬으면 좋으련만
즐거운 시간 보내
많이 컸구나
미안하다
널 버려서 정말 미안해
-전화도 못 하고...
-괜찮아요
연락하려고 했지만
처음엔
죄책감 때문에 못 하고
그 뒤엔 네가 날 싫어할까 봐
못 했단다
난 그 때 너무 젊었고...
우리 지나간 일은 다 잊어요
내가 밉지 않니?
낳아주신 엄마를
어떻게 미워해요?
돌아오셔서 기뻐요
할 얘기가 너무 많구나
무슨 얘기부터 할까?
그러니까...
-아무 거나 해 보렴
-좋아요, 그러면...
무슨 냄새 안 나요?
작동법을 안다며?
네 방이 환기가 안 되는게
내 잘못이냐?
네 머리부터 환기시켜라,
이 미련한 녀석아!
연기 좀 난 거 갖고 뭘 그래?
소방차라도 부를까?
우리 다른 곳으로 가서
조용히 얘기해요
어디서 오시는 거예요?
티파니가 파도타기를
가르쳐줬어
난 보통인데
티파니는 정말 잘 타
영화 보고, 에어로빅하고
파도 타고... 다음은 뭐죠?
롤러 스케이트!
그거 좋다!
밴드가 롤러 스케이트를
타고 무대에 나와서
그걸 신은 채 춤을 추면서
노래하는 거야
하긴 요즘은 춤추면서 노래하는
밴드가 많더라
그래, 맞아
엄마가 뮤직 비디오 안무를
많이 해보셨대
저희 좀 도와주실래요?
몇 동작 가르쳐주마
절로 미소가 나오는군
이 미소 보여?
행복한 매니저의 미소!
-적당한 박자 좀 틀어줄래?
-알겠습니다
내가 하는 걸 잘 보고 따라해
다섯, 여섯, 일곱, 여덟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맷, 저리 가!
-밟으려면 네 발이나 밟아!
난 좀 알 것 같아
잘 봐
미안해
춤에 소질이 없어서 그래
티파니는 잘하는데
소질이 있어
너희 아빠는 늘 틀렸는데
넌 날 닮았나 보구나
춤은 관두고
롤러 스케이트나 타러 가요
-티파니, 얘기 좀 할래?
-난 차에서 기다리마
-얘들아, 자리 좀 비켜줄래?
-알았어
나가!
알았어
바람과 함께 사라져줄게
너 괜찮아?
-아주 좋아
-내 눈엔 안 괜찮은데?
엄마에 대한 분노를
꾹꾹 누르고 있는 것 같아
무슨 말이야?
너희 어머니가 떠나셨을 때
넌 고작 6살이었어
참견 마!
난 엄마가 돌아와서 기뻐!
그러니까 그냥 내버려 둬
알았어, 미안해
-이제 들어가도 돼?
-안 돼!
엄마
왜 여기서 보자고 하셨어요?
그건 비밀이라
말하기가 곤란한데...
놀랐지?
생일 축하해!
정말 놀랐어
생일이 내일이라
전혀 예상을 못했어
넌 생일엔 늘 아빠하고
외식하잖아
-엄마 그건...
-난 괜찮아, 다 이해해
너하고 아빠 사이를
방해할 생각은 없어
놀랐지!
슬라이, '토니의 깜짝 파티 예절'을
가르쳐주지
이거 하나만 알면 돼
'늦게 오면 아무 효과가 없다"
대신 놀랄 만한 소식을
가져왔어
-오디션을 보게됐어
-누구한테?
커다란 클럽 사장인데
내일 차고로 연주를 들으러 온대
-잘했다, 슬라이
-이 정도야 보통이죠, 부인
이젠 부인이 아니란다
티파니 아빠와는
오래 전에 정리했어
누구 선물부터 열까?
-내 것부터
-내 것부터 보렴
뉴욕행 비행기표?
뜻밖이겠지만
아빠와는 얘기가 끝났다
네가 원하면 반대 안 하신대
1년 동안 엄마하고
뉴욕에서 살지 않을래?
무슨 자격으로 이래요?
왜?
날 버리고 10년만에
갑자기 돌아와놓고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이제 와서 같이 살자고요?
-난 그저...
-엄마처럼 아빠를 버릴 순 없어!
어떻게 이럴 수가!
날 헌신짝처럼 버려놓고선!
당신은 내 엄마가 아냐!
당신이 미워!
그렇게 화내는 건 처음 봤어
티파니도 화를 낼 줄 알다니
-믿을 수가 없어
-어째서?
티파니라고 언제까지나
참으란 법 있니?
그 말이 아니라
뉴욕행 비행기표를 거절한 게
믿을 수 없다는 거야
-너 손에 뭐 묻었다
-뭐가?
남은 걱정돼 죽겠는데
바보 짓 좀 그만해
지금 티파티는
감정을 주체 못하고
엉엉 울고 있을 거라구
안녕?
-너 괜찮니?
-아무렇지도 않아
네가 안 내킨다면
오디션을 취소해도 괜찮아
안 돼, 오늘을 위해
얼마나 연습했는데
너 발에 뭐 묻었다
괜찮아
나 오디션 볼 거야
티파니?
-안녕하세요?
-안녕?
너희 어머니가 오늘 4시에
떠난다고 전해달래
네 마음이 바뀔 때를 대비해서
연락처를 주라고 하더라
제가 엄마에게 바라는 건
떠나는 거지
연락처가 아녜요
가서 오디션이나 준비하자
웬지 뭔가 때려부숴야
될 것 같지 않니?
이렇게 입어도 멋있다니
난 역시 대단해
좋습니다
저희 밴드를 소개해드리죠
"캘리포니아 나이트메어!"
"악몽"?
"드림"처럼 순한 말은
의상하고 안 맞잖아
음악이 아주 폭발적이니
각오 단단히 하세요
-자, 터뜨려!
-좋아, 한바탕 해볼까?
하나, 셋, 다섯, 아홉!
울면서 전화를 하고
떠났다가 돌아오고
헤어져 있어도
우린 함께 있다네
밤이면 떠오르는 얼굴
누구의 잘못도 아냐
오, 다시는 싸우지 않으리
사랑은 이런 게 아냐
라디오 속 이야기가 아냐
사랑은 이런 게 아냐
라디오 속 이야기가 아냐
작별 인사를 하고
다시 만나고
좋은 시절이 있으면
나쁜 시절도 있는 법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 봐
뭐가 보이니?
서로가 마음을 나눠야할 때
우린 멀리서 지켜만 보지
서로가 옳다고
계속 합리화시키지
뭐가 옳고
뭐가 그르다는 거니?
사랑은 이런 게 아냐
라디오 속 이야기가 아냐
사랑은 이런 게 아냐
라디오 속 이야기가 아냐
사랑은 이런 게 아냐
라디오 속 이야기가 아냐
-곡이 아주 좋은데!
-당장 계약할까요?
그런데 의상이 맘에 안 들어
난 단정한 밴드를 원해
난 바보야!
어째서 이미지를 바꿀
생각을 했지?
내가 다 망쳤어!
-내가 시간 재줄게 계속해라
-물론 그래야지!
난 형편없는 매니저야
날 해고해 줘
-난 멍청이에다 패배자야!
-그만해
일이 잘 안 됐다고
화만 내고 있을 순 없어
그러다간 원하는 걸 얻지 못 해
소중한 걸 잃게 된다구
엄마가 떠나버린단 말야
뭐라는 거야?
너희 어머니가 떠나신대
오디션 좀 망쳤다고
우리 엄마까지 끌어들이기야?
그게 아니라 우리 엄마 얘기야
엄마를 붙잡아야 돼
여보세요?
제니구나
못 만났어
옷에 박힌 징 때문에
공항 검문에서 걸렸어
고맙지만 괜찮아
잘 자
엄마?
내 인형들이로구나
엄마를 떠올리며
간직했어요
얘는 왜 이렇게 됐니?
-슬라이 짓이예요
-안 봐도 훤하다
여기서 뭐하세요?
전 엄마가
떠나신 줄 알았어요
가려고 했는데
10년 전의 실수를
똑같이 되풀이할 순 없었단다
그러긴 싫었어
어제 일은 죄송해요
-10년 동안의 서운함이 그만...
-아니
미안해 할 것 없다
화가 나는 게 당연해
내가 잘못한 거야
널 버리지 말았어야 했어
네가 자라는 모습조차
지켜보지 못했지
보고 싶었어요
이제 어쩌지?
10년의 세월을
돌이킬 순 없어요
그래
그래도 우리
친해지려고 노력해봐요
-엄만 찬성이야
-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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