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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편 슬라이의 로맨스(Romancing The Tube)
- 99년 1월 7일 목요일 방송 -
♠ 번 역 : 김 윤 희
♠ 연 출 : 김 박
티파니 왔구나
케빈이랑 헤어졌다면서?
어떡하니
아무렇지도 않아
어쩜 그렇게 태연하니?
난 내방에서 꼼짝도 안하고
그 사람사진만 보고 있었는데
생각하기 나름이야
사람 사귀는데
시행착오가 있게 마련이라구
- 이번엔 뭐가 문제였어?
- 수영을 못하더라구
난 서퍼들하고만
데이트를 해왔는데 말이야
이런 미안
슬라이가 보드를?
쟤도 서핑 타니?
서핑은 무슨 얼어죽을 서핑
여자 서퍼들한테
접근하려고 저러는 거야
근사하게 보이려고
저렇게 폼잡고 다니는 거라구
나랑 같이 파도 타러 갈
행운을 차지할 사람?
너 혼자 실컷 차지해
창피한 줄 알아
서퍼 흉내를 내고 다니다니
서핑을 아무나 타는 줄 알아?
서퍼들 얼굴에 먹칠하지마
서핑을 미끼로
딴 짓을 하려하다니
미끼라니?
교제수단으로 사용하는 거지
바로 그게 나쁘다는 거야
진정한 서퍼들의 자세를
모르고 하는 짓이라구
나한테 배워 보겠니?
고맙긴 하지만
집채만한 파도한테
날 재물로 바칠 순 없다구
서퍼는 해변이나 파도 속에서
애인을 찾는다나 어쩐다나
한 번 배워 볼까나?
나중에 보자
제니야 이것 좀 봐
우리 하나 장만하면 어떨까?
"조명 기구"
"다양하고 환상적인 조명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말도 안돼
우리 같은 실력의 밴드라면
그런 조명쯤은 기본 아니겠니?
- 300달러나 되는데?
- 양초 하나로 만족해야겠다
엄마가 위층을
페인트칠하시려고 하는데
우리한테
시켜 달라고 하면 어떨까?
우리가 망쳐 놓은 걸
고칠 사람을 또 불러야 할걸?
- 엄마
- 귀 안 먹었다
좋은 생각이 있는데요
단돈 300달러에
페인트칠을 끝내 드릴게요
안 된다
엄마한테는
애교로 승부 해야 돼
부탁이에요 엄마
엄마
- 애교로 승부하는 거니?
- 허락하시는 거죠?
- 그래
- 만세!
한가지 더 있어요
선불로 주시면 안돼요?
엄마!
알겠다 알겠어
서핑하는 친구들 모여라!
내가 처음으로 파도를 탔다!
정말 잘 하더라
애들한테 묘기를 보여 줘봐
온몸이 찌릿찌릿해지는
묘기를 보여주지
그게 뭔데?
구명장비 없는 서핑!
네 말을 믿고
따라올 여자가 있을 것 같아?
토니! 여자라니...
서핑은 일종의 예술이라구
보드에 머리를 부닥쳤나
얘 왜 이래?
아니야 정말 잘 탄다구!
몇 번 안 가르쳤는데 썩 잘 타
네 서핑선생님 좀 빌려주라
조명장치 살 돈을 마련하려고
페인트칠을 하기로 했거든
페인트칠은 내가 전문이야
내방은 내가 직접 칠하지
자주색이랑 검은 색으로?
그러니까
네 방이 그 모양 그 꼴이지
너희는 그냥 서핑이나 타라
우리 셋이서 해 볼게
- 그래
- 우리끼리 할게
너희들 이상하다
근사한 별명을 지어줬는데
쑥스러운 가봐
자꾸 말하지 말아
물찬 돌고래!
아침 먹은 게 올라 오려고 해
세상에! 정말 잘 어울리는
바퀴벌레 한 쌍이다
그렇지?
오늘은 영화 보러 가기로 했어
영화까지?
- 너희들 정말 사귀는 거야?
- 그래
너 제 정신이야?
슬라이랑 데이트를 하다니
징그럽고 능글맞은 슬라이랑?
슈퍼콩깍지가 씌웠나?
서핑타면서
슬라이를 다시 보게 됐어
개구쟁이 돌고래처럼
장난치는 게 얼마나 귀엽다구
아무도 우릴 믿지 않지만
당신을 택했어요
당신의 그런 점을 사랑하오
세상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난 상관없소
존, 키스해 줘요
슬라이
너 울었니?
저걸 보려고 돈을 쓴 게
너무 아까워서 그래
남자의 눈물은
너무 아름다운 것 같아
진작 말해주지
안약이라도 준비해 올걸
너랑 사귀게 되다니
아무도 안 믿으려 할거야
애들도 그랬잖아
방금 본 영화의 한 장면같다
아무도 우릴 믿어주지 않지만
당신을 택했어요
당신의 그런 점을 사랑하오
세상사람들이 뭐라든
난 상관없어
슬라이
키스해 줘요
- 티파니는?
- 잠깐 파도 보러 갔어
벌써 보고 싶은 거 있지
너희둘 정말 잘 되고 있구나
- 축하한다
- 축하해
요즘엔 정말 살 맛이 나
티파니는 너무 착하고....
슬라이
아침부터 계속 지켜봤는데
같이 서핑 타러 안 갈래?
나 말이야?
고맙지만 안 되겠어
어디까지 했더라..
보드가 하나 남는데
같이 안 갈래?
물론...
안되지
그럴 순 없어
무슨 말하다 말았지?
손이 닿지 않아서 그러는데,
오일 좀 발라줄래?
오일을 발라 달래
나 어쩜 좋아
- 티파니! 티파니!
- 도와줄게
못 하겠어
- 네 손해야!
- 가슴이 찢어진다
이건 정말 악몽이야
다른 여자랑 눈만 마주쳐도
죄지은 것 같으니...
- 찔리는 구석이 있나 보지
- 정말 그런가봐
다른 여자들의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어
아무래도 티파니랑
헤어져야할까 봐
위로!
아래로!
아주 좋아!
한 시간째 그렇게
감독만 하고 있을 거야?
칠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
너희들 걸작품을 망칠까봐
그게 좀 걱정이 돼서 그래
- 얘들아!
- 슬라이다!
때 맞춰 와줘서 고맙다
- 티파니랑은 끝냈어?
-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
여자를 차 본 역사가 없어서
항상 네가 먼저 채였으니까
가슴아프지만 맞는 말이야
좋은 방법이 있긴 있어
티파니가
먼저 날 차게 만들려고
티파니는 내 친구야
갖고 놀지 말란 말이야
- 헤어지고 싶으면 그렇게 해
- 내 나름대로 생각이 있다구
나랑 계속 사귀려면
규칙이 있다고 하는 거야
말도 안되는 규칙을 대면
대번에 헤어지자고 할거라구
저렇게 너저분한 생각이
어디서 나왔을까?
그러려면
여자의 도움이 필요한데..
난 싫어
내가 규칙을 읽을 테니까
감정을 표현해봐
솔직하고 정직하게
느낀 그대로 말이야
- 그쯤이야 할 수 있지
- 고마워
첫째, 공적인 자리에서는
항상 내 뒤에서 걷는다
시작은 좋군
둘째, 아침마다 생각한다
어떤 옷을 입어야
슬라이가 좋아할까?
좋아
셋째, 내 사진을 갖고 다니면서
십분 마다 키스한다
효과가 있을 거 같다
고마워 제니!
원 별말씀을...
얘들아 빨리 끝내버리자
조명기구가
저절로 굴러오는 게 아니잖니
지금 그 지당한 소리가
누구 입에서 나오는 거지?
설마
제발 이러지 말아
엄마가
오늘까지 끝내라고 하셨잖아
정말이라구
미안하지만,
꼭 지켜 줘야겠어
싫다고 해도 괜찮아
이해할 수 있으니까
무슨 소리야 슬라이
당연히 지켜야지
진짜 내 발을 보듬고 어루고
만져주겠단 말이야?
할 수 있는 거지 뭐
급한 것부터 먼저 말해봐
그 대신
내 조건도 들어주는 거다
- 너도 그런 게 있니?
- 그럼 당연하지
나라고 왜 바라는 게 없겠니?
오늘밤에 정리한 다음에
보여줄게
내일
서퍼만의 영혼결합식을 올리자
뭐라구?
영혼 결합식도 몰라?
태평양 서퍼의 영원한 사랑을
기약하는 전통의식이야
- 맙소사.
- 재미있겠지?
서퍼들만의 영혼결합식?
결합식인지 결혼식인지
그런 게 있대 이제 어쩌지?
지금이야말로 남자답게
당당히 나서야 하는데
내가 죽어버렸다고 전해 줘
여기서 뭐해?
그냥 ...
널 찾으러 왔지
너무 자상하지 않니?
한시도 떨어지지 못한다니까
티파니
영혼결합식 말인데
잠깐
널 위해 쓴 노래가 있어
- 얘들아 부탁해
- 그래
시작!
당신의 사랑이 되고 싶어요
당신이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아요
우린 모두 서로의 도움이
필요하잖아요
내가 옆에 있다는 걸 기억해요
당신의 사랑이 되고 싶어요
당신은 혼자가 아녜요
당신의 사랑이 되고 싶어요
멋진 인생이잖아요
다른 사람 신경 쓰지 말아요
길을 잃으면
나에게 와요
항상 당신 곁에 있을게요
약속해요
빨리 대답해요
당신의 사랑이 되고 싶어요
당신께 약속드릴게요
당신의 슬픔을 기쁨으로
바꿔 줄게요
내가 해 볼래요
당신의 사랑이 되고 싶어요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당신의 사랑이 되고 싶어요
멋진 인생이잖아요
다른 사람 신경 쓰지 말아요
비가 내리면
환한 햇살이 되어 줄게요
당신 곁으로 달려가겠어요
나를 불러줘요
어서 대답해요
당신의 사랑이 되고 싶어요
당신의 사랑이 되고 싶어요
할 말이 있다면서?
영혼결합식이 너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다구
빨리 가 보자
나중에 봐
부엌에 소포가 와 있어
- 조명기구다
- 맞아
- 고마워 데니스
- 잠깐만!
배달부아저씨한테
팁을 5달러나 줬어
잘했다
내가 줄게 데니스
여기 있어!
잘 속는단 말이야
우리가 고대하던 조명장치가
드디어 도착됐다!
북소리, 부탁해요!
이 큰 상자에 들어있는 게
고작 고만한 손전등이야?
우린 사기 당한 거야
진정해 토니
도로 바꿔달라고 하면 되잖아
환불도 안된다구
그럼 정말 사기 당한 거잖아
잠깐 그렇게 나쁘지만은
아닌 것 같은데
이게 바로 다양하고 환상적인
조명장치인가봐
사기 당한 거 맞네
얘들아
우리 얘기 좀 하자
페인트칠하는데
300달러를 냈는데
왜 방을 저 모양 저 꼴로
만들어 놓은 거니?
엄마 죄송해요
우린 못하겠어요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니
돈을 돌려줘야지
돈이라구요?
그건 안돼요
벌써 다 써버렸거든요
그렇구나
너희들이 갚을 때까지
엄마가 압수하겠다
- 이 귀한 걸요?
- 어쩔 방법이 없잖니?
차라리 다른 걸
가져가시면 안될까요?
자식의 잘못을 보고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너희들도
다 이해할 날이 올 거야
얘들아! 수고했다
이런 괴상망측하고 요상망측한
의식은 난생 처음이다
- 잘 해보라는 말이야
- 고맙다
아까는 얼떨떨했는데
이제는 잘 됐다 싶어
티파니가 케빈이랑 헤어진 게
나한테는 행운이었나 봐
저 남자가
서퍼족의 대왕이래
지금부터 의식을 시작합시다
슬라이
그대의 짝순이를 부르세요
짝순이여! 파도는 차갑지만
내 마음은 따뜻하다오
마지막으로 물어볼게
- 너 정말 후회안해?
- 그럼
- 잘 빠진 한 마리 물개 같다!
- 난 티파니야
그럼
잘 빠진 티파니로 불러주지
듣기 싫진 않은데
티파니 정신차려
- 정신차리라구
- 알았어
준비됐어?
지금 파도가 높게 일고 있으니
빨리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 대왕님 멋쟁이
- 별 말씀을
서퍼들만의 전통으로 내려오는
영혼결합식에 참석하고자
이렇게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티파니, 슬라이
파도가 멈추는 그날까지
서로 사랑할 것을 맹세하나요?
그럼요
파도가 잔잔해 서핑을 못해도
서로 사랑할 것을 맹세하나요?
그럼요
이 의식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돼요
이 영혼결합식이 끝나는 순간
새 사람으로 태어나는 겁니다
알겠습니까?
- 그럼요
- 예
좋아요
이 아가씨를 영혼의 짝순이로
맞이하겠습니까?
예
이 남자를 영혼의 짝돌이로
맞이할 겁니까?
왜 그래?
대왕님께서 물어 보시잖아
아니요
못하겠어요
고백할 게 있는데요
지금도 전
다른 남자를 생각하고 있어요
미안해 슬라이
이런 상태에서 영혼결합식을
올릴 수 없겠어
그럼 안되잖아
무슨 소리야?
케빈이랑 헤어지고
너무 외로웠나봐
그럼 난 대타였어?
할 말 없어
난 있는데
의식이 끝났으니
파도 타러 가자
미안해 슬라이
괜찮아
너무 잘 된다 싶었어
가끔 이런 일도 있는 거야
풀 죽어 있지 말아
상처 받을 거 없어 그러니까...
- 어떻게 끝을 맺어야 하지?
- 잘 하고 있는데 뭐
세상사가 다 그런 거야
경험 쌓았다고 생각해라
네 말이 맞아
티파니를 잊으려면
꽤 오래 걸릴 것 같아
슬라이
네 풍부한 감수성에 반했어
우리 서핑 타러 갈래?
티파니가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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