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1편 안녕, 제니 (Ciao, Jenny)
- 99년 1월 11일 월요일 방송 -
♠ 번 역 : 이 명 연
♠ 연 출 : 김 박
얘들아, 나 클리프사이드 병원의
간호 보조사가 됐어
//
돈은 얼마나 준대?
//
돈 벌려고 하는 게 아니라
환자들을 돕기 위한 거야
//
차라리 기쁨조를 하면
환자들이 벌떡 일어날 걸?
//
-그 말이 웃기니?
-아니
//
이 얼굴 안 볼 생각을 하니까
너무 좋아서
//
오늘 오디션에 합격하면
이 돌머리하고도 안녕이잖아
//
무슨 오디션?
//
로마에 있는
음악 학교 오디션이야
//
이탈리아 로마?
//
-그럼 로마가 또 있니?
-그게 아니고...
//
그렇게 멀리 간다면
보고 싶을 거 아냐
//
그러니까
같은 밴드 멤버로서 말야
//
그래도 유럽에서 공부한다면
웬지 멋있게 들리잖아
//
게다가 좋은 기회지
//
유명한 음악가를
많이 배출한 학교거든
//
에릭 클랩튼,
밴 헤일런, 요요마...
//
요요마면 제이크가 얘기하는
"야 임마"의 사촌이냐?
//
"야 임마, 뭐 먹을까?"
//
맷, 등 좀 긁어줘
//
그래, 거기 거기
//
아, 시원하다
//
난 찝찝해, 토니
//
내가 너라면 피부병인지
확인부터 하겠어
//
세상에!
//
손 좀 씻고 올게
//
내일이면
저절로 없어질 거야
//
병원에 어떤 여환자도
너처럼 발진이 생기더니
//
질리구스피부병으로
판명됐어
//
질리구스피부병?
//
-심각한 병 같은데?
-응
//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순식간에 내장으로 퍼져서... 끽!
//
걱정 마
//
-누, 누, 누가 걱정한다고 그래?
-너, 너, 네가
//
괜찮은데
//
제니에게 이 노래를 바치면
아마 감동할 거야
//
-거기서 제니가 왜 나와?
-좋아
//
"검은 머리, 검은 눈"
//
"그대를 본 순간
눈을 뗄 수가 없었지"
//
-"맷의 여동생이라도 좋아"
-알았어
//
-내가 좀 티를 냈나?
-좀 티를 내?
//
차라리 "사랑해, 제니"라고
현수막을 써 붙이지 그래?
//
알았어, 다시 쓸게
//
시간 낭비야, 나도 노래를
바쳤지만 소용없었어
//
그게 노래냐? 구호지
//
"인정해, 너도 날 원해"
"인정해, 너도 날 원해"
//
제니일 거야
오디션은 잘 봤나?
//
합격해서 이탈리아에 가면
잘해볼 기회도 없겠지
//
좋게 생각해
//
제니가 가면 우리 둘이
여자 사냥에 나서보자구
//
난 그 정도로 궁하진 않아
//
커다란 피자 같은 달이
눈에 박힐 때, 그게 사랑이라오
//
-합격했구나!
-아직은 몰라
//
붙은 거나 다름없다고
심사위원이 그랬잖아
//
그냥 나중에
전화한다고만 했죠
//
그 말이 바로 그 말이야
//
다들 천재 같더라
//
-난 떨어졌을 거야
-잘됐군
//
-뭐?
-내 말은...
//
그애들이 천재라면
전 천재 중의 천재니까
//
재능 있는 사람이
많이 있어서 잘됐다구
//
-고마워, 위로해줘서
-잘됐네
//
발진이 퍼졌구나?
//
-어디로 퍼졌니?
-말 안해
//
제이크가
새 노래를 만들었대
//
-그냥 사랑 노래야
-나라면 더 잘 썼을 텐데
//
A장조에 업템포로,
날 따라 해
//
하나, 둘, 셋, 넷!
//
네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
//
심장이 멈추고 다리가 풀려
//
'이번엔 꼭'이라고 다짐해도
//
나도 모르게 말문이 막혀
//
온종일 네 꿈만 꾸는 나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
이 감정은 사랑
//
이번엔 진짜야
//
너만을 생각해
//
이게 사랑인가 봐
//
내일은 말할 거야
//
내가 이러는 이유를
//
너만을 생각해
//
이 감정은 사랑
//
이번엔 진짜야
//
너만을 생각해
//
이게 사랑인가 봐
//
사랑인가 봐
//
사랑인가 봐
//
-무슨 말을 해야할지...
-아무 말 마
//
노래했더니 목이 말라서
물 좀 마시고 올게
//
-나도 가
-나도
//
-가자, 슬라이
-난 여기서 구경할래
//
아까 그 노래 진심이야?
//
그렇다는 뜻 같긴 한데
확실히 모르겠어
//
확실히 알게 해주지
//
누군가를
이렇게 열렬히 사랑하게 되다니
//
제니! 네가 최종결선에 올랐대
로마로 가는 거야!
//
-로마?
-그래, 로마!
//
질리구스병에 관한 기사가 났길래
병원에서 가져왔어
//
이젠 발진도 없어졌고
가렵지도 않아
//
병이 다음 단계로 발전해서
발진이 없어졌을 수도 있지
//
-죽어도 좋다면 보지 말고...
-이리 줘!
//
제니가 최종 오디션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던데
//
-제이크보단 덜할 걸?
-내가 뭘?
//
제니가 이탈리아에 가서
//
느끼한 놈이랑 눈이 맞아
날 잊어버리든 말든
//
이 제이크님 사전에
//
안절부절이란 말은 없어!
//
야구 어떻게 됐냐?
//
나도 제니가 그리울 거야
//
안 돼! 끔찍해
//
나 질리구스피부병에
걸린 것 같아
//
1단계, 온 몸에 발진이 생긴다
나랑 똑같애
//
2단계, 호흡 곤란이 온다
//
나도 그래
//
-3단계, 목이 뻣뻣해진다
-그건 아니잖아
//
뻣뻣해졌어
//
갖다 버려!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아
//
정말 웃기는군
//
바보같이
잡지에 난 걸 다 믿냐?
//
최면술의 효과
//
-야호!
-뭐가 또 "야호"야?
//
별 거 아냐, 제니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았어
//
완벽해
//
제니에게 오디션을 망치도록
최면만 걸면 "로마여, 잘 있거라!"
//
-최면술 같은 게 먹힐 리 없어
-왜 안 먹혀?
//
잡지에 나와있는 대로만
하면 된다구
//
안녕, 얘들아?
//
저 덩치를
한 방에 보내주지
//
-아저씨, 마침 잘 오셨어요
-나 돈 없다
//
최면술에 관한 숙제를
하는데 실험 대상이 돼주세요
//
그야 괜찮지만
난 최면에 잘 안 걸리는데
//
강한 사람일수록
머리가 좋거든
//
-알았으니 눈감고 힘을 빼세요
-알았다
//
팔이 무겁다
그리고 다리가...
//
완전히 뻗으셨군
//
당신은 "잘 가"란 말을 들을 때마다
나에게 10달러를 줘야합니다
//
이제 손가락을 튕기면
상쾌한 기분으로 깨어나시오
//
내 머리가 좋아서
안 될 거라고 했지?
//
그러네요
"잘 가"세요
//
옛다, 10달러
//
이렇게 침착하다니
정말 장하구나
//
만반의 준비를 해놨는데
걱정할 게 뭐 있어요?
//
-무슨 옷 입고 갈 거니?
-주름 달린 빨간 원피스
//
-왜요?
-아냐
//
내 생각엔 파란 옷이 좋겠지만
빨간 옷도 괜찮지
//
그럼 파란 옷에
하얀 하이힐을 신을게요
//
힐을 신는다고?
//
지금 널 보니까 생각났는데
정신 병동 근무가 있어서...
//
여보, 영화 보러 가야지
//
-하지만 제니가 걱정돼서...
-괜찮으니까 가세요!
//
네가 오디션 때문에
걱정한다는 얘기가 있던데
//
-좀 그렇긴 해
-괜찮을 거야
//
나한테 긴장을 풀어줄
확실한 방법이 있는데
//
또 되지도 않는
안마 얘기하려면 관 둬
//
아냐, 최면술로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대
//
최면술 같은 건
별로 신빙성이 없잖아
//
생각해봤는데
초록색 치마가 좋을 것 같아
//
그 최면술, 언제 걸 거야?
//
-시작할까요?
-네
//
곡목은
"모래 위의 성"입니다
//
이제 "그대"란 말을 할 때마다
난리가 날 거야
//
사랑해요, 그대
//
아저씨는 제 2살짜리 사촌보다
머리숱이 적네요?
//
물론 지렁이보단 많지만요
//
서툰 웃음 짓지 말아요
//
애써 상처를 감추지 말고
현실로 돌아가요, 그대
//
-여자분 머리가 근사한데요
-고마워요
//
그런 가발은 어디서 팔아요?
//
모래 위에 성을
지을 순 없어요
//
가발 부인은 완전히 KO야!
//
-왜 그래? 너도 찬성했잖아
-그랬는데 기분이 안 좋아
//
-왜?
-제니를 망신줬잖아
//
우리의 이기심 때문에
제니에게 좋은 기회를 망쳤어
//
네가 그렇게 우긴다면, 가자
//
꼬마란 말이 싫으시면
"엄지 왕자"는 어때요?
//
무슨 일 있어?
//
질리구스피부병에 걸렸던
환자분이 돌아가셨어
//
-돌아가셔?
-그래
//
이제 친해졌다 싶었는데
떠나가 버렸어
//
떠나가?
나도 얼마 안 남았어
//
제이크, 내 드럼 가져
//
맷에겐 내 수첩을 줄게
//
화끈한 여자애들에겐
별표해놨어
//
-잠깐만...
-안돼!
//
-아직 내 차례가 안 왔어
-네 차롄 안 와
//
그 환자분은 죽은 게 아니라
집으로 돌아가셨어
//
게다가 질리구스피부병은
임신했을 때만 걸리는 병이래
//
임신했을 때만?
여자들만 걸리는 병이란 말야?
//
계속 호들갑 떨려거든
치마부터 입어라
//
내 수첩 이리 내!
//
슬라이, 이 생쥐 같은 녀석!
//
심판들을 놀리도록
최면을 걸다니, 가만 안 두겠어!
//
제니, 슬라이 잘못만이 아냐
//
내가...
//
-내가 하자고 한 거야
-뭐?
//
네가 합격하면
날 버릴 것 같아서...
//
네가 시켰다고?
//
제이크
//
그런 짓을 할 정도로
날 좋아하는 거야?
//
정작 최면을 건 사람은
나라구!
//
맞아
//
이리 와
//
너 때문에 오디션에서
떨어질 뻔했어!
//
-"뻔"이라니?
-내가 맘에 든대
//
내가 새로운 형식의 음악을
만들어냈다나?
//
-축하해!
-드디어 로마에 가는구나!
//
-나 거절했어
-뭐?
//
날 이렇게 생각해주는 사람을
어떻게 떠날 수 있겠니?
//
제니를 보내줘, 제이크
정말 아까운 기회잖아
//
나도 알아
벌써 죄책감이 든다구
//
치사한 짓을
해야될 것 같아
//
-안녕, 제니?
-안녕?
//
안녕, 제이크?
//
-어서 가자
-어딜?
//
공원으로 소풍가서
노을을 보기로 했잖아
//
-도시락도 싸왔어
-딴 약속이 있어
//
무슨 약속?
//
그걸 일일이 너에게
보고해야 돼?
//
제이크
//
-무슨 일이야?
-보면 몰라? 데이트가 있어
//
나한테 여자가
너 하난 줄 알았어?
//
이제 알겠어
//
-안녕, 제니?
-왔니?
//
제이크는 작별 인사하러
안 오겠구나
//
-그렇겠죠
-유감이구나
//
작별 선물이야
//
너무 예쁘다
//
나머지 반쪽은?
//
서로를 영원히 간직하자는 뜻에서
내가 했어
//
우린 단짝이잖아
//
제니
//
이걸 볼 때마다
내가 생각날 거야
//
고맙다
//
벽에 걸어놓고
다트판으로 쓸게
//
그래라, "잘 가"
고맙습니다
//
선물 준비를 미처 못했어
//
-좀 부족하긴 하지만...
-맘에 들어, 너답잖아
//
그렇지?
//
저번 연주회 녹음 테잎이야
//
집 생각날 때마다 듣고
우리가 옆에 있다고 생각해
//
그래
//
-네가 보고싶을 거야
-나도
//
-잘 가
-20달러짜리 밖에 없는데...
//
-괜찮아요. 잘 가, 제니
-잔돈도 가지렴
//
최면에서 깨어나라
//
-내 돈 갖고 뭐하는 거야?
-갈게, 나중에 봐!
//
나하고 다정하게
차에 짐이나 싣자
//
-괜찮니?
-네
//
-금방 쫓아나갈게요
-그래
//
안녕, 우리 집!
//
안녕, 부엌!
//
안녕, 냉장고!
//
안녕, 식탁!
//
안녕, 제이크!
제이크?
//
작별 인사도 없이
보낼 순 없어서
//
와줘서 기뻐
//
아까 일은 연극이었어
//
나 때문에 일생의 기회를
놓치게 할 순 없었어
//
짐작했어
//
미안해
//
이렇게 누굴 좋아해보기는
처음이야
//
내 생각 같아선
보내기 싫지만
//
널 위해선
가는 게 더 좋다고 생각했어
//
-공항까지 가줄 거지?
-하늘이 무너져도 갈 거야
|
